중국이 아닌 나라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6일 현재 23명으로까지 불어난 확진자들 중 3명은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비(非)중국권 나라를 방문했다가 감염됐다고 한다. 특히나 이들은 병원을 방문해 증상을 호소해도 중국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졌다는 것이다. 확진 판정이 늦어지고 접촉자가 그만큼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글로벌 감염증 차단의 1차 저지선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항만에 대한 '검역 국경'을 중국 본토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확진자 12, 16번에 이어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17번 확진자도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인천공항 입국 당시 고열 증상을 보였던 17번 확진자는 병원을 찾았지만 싱가포르가 관리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아 감기약 처방만 받았다. 광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확진자(40대 여성)는 태국 방콕과 파타야 여행 이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지만 검역대를 통과했다.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온 12번 확진자는 일본에서 관광 가이드 업무를 마치고 입국한 이후 감기몸살(근육통) 증세가 나타난 시점에 일본에서 만났던 지인이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며 "검사를 받아 보라"고 권유하자 검역 당국에 신고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감염된 나라들인 일본, 태국, 싱가포르는 중국 밖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이 나온 나라들이다. 세계 교류의 중심국인 중국이 발원지이다 보니 바이러스 전파자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결국 바이러스가 이들 감염국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제3국 감염'이 시작된 것이다.

제3국 감염은 오랜 시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접촉량이 계속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복잡한 이동 동선과 수많은 접촉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어려워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확진자가 많은 국가들을 모두 위험 국가로 분류해 관리하기에는 검역 역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한계점은 있다. 그러나 중국 관련성만 따져 환자를 되돌려 보내는 일이 반복되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