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인근에 지하수를 정화하는 시설이 설치됐음에도 여전히 환경 기준치를 넘긴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측정한 캠프마켓 주변지역 현장조사 결과, 산곡4동 주민센터 인근 지하수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TCE) 수치가 0.042㎎/ℓ로 검출됐다.

TCE는 세척제, 의약품, 농약 등에 쓰이는 1급 발암물질이다. '먹는물관리법'에 의해 환경부가 규정한 지하수 TCE 수질 기준치는 0.03㎎/ℓ다.

지난해 환경부는 세 차례 실시한 지하수 측정 결과에서 TCE가 지속적으로 검출되자, 지난해 8월 지하수 오염을 정화하는 목적의 '확산방지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캠프마켓 토양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추정되는 만큼 매일 해당 지점의 지하수 10ℓ씩을 끌어올려 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측정된 TCE 수치 0.185㎎/ℓ보다는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낮아진 상태다.

근본적으로 국방부가 추진 중인 오염 정화 사업이 진행되야 하나, 해당 구역 지하수 오염에 대한 계획은 여전히 미지수다. 부평구는 지난달 15일 국방부에 캠프마켓 북쪽 A구역 일부인 산곡동 지하수 오염 정화 계획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국방부는 구체적인 계획을 서면으로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측정 지점 주변으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밀집한 만큼 일부 지장물 철거 과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우선 캠프마켓 A구역 오염 정화 작업을 마치는 2022년 6월까지 확산 방지 시설을 계속 운영하되, 국방부 오염 정화 명령 등을 통해 산곡동 인근 지하수에 대해서도 정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