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었다. 서구·영종·강화에 터전을 마련한 시민과 상인들은 붉은 수돗물로 인한 고통과 피해를 호소했다.

 

정부 합동조사 결과 무리한 정수장 수계전환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여기에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의 전문성 부족과 미흡한 초동 대처는 사태가 두 달 넘게 지속되는 데 한몫했다.

깨끗한 물을 제공해야 하는 도시 기본 기능의 실패는 인천시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인천시의 수질 정상화 선언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갖가지 발표에도 여전히 시민들은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 지켜지지 못해 일상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붉은 수돗물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시민들이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 기능이 강화된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천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이어야 한다.

상하수도, 공원, 도로, 주차장 등 도시 생활의 필수 시설이 소득의 높고 낮음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돼서는 안 된다.

원도심에 살든, 신도심에 살든 누구나가 안전한 환경, 편리한 교통, 시원한 녹음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인천시는 올해 '도시기능 증진', '사회안전망 보강',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 '균형발전' 등 4대 기본 방향에 역점을 두고 11조2592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수돗물 인프라 개선, 노후 하수관로 정비, 장기미집행 공원과 도로, 그리고 미세먼지 저감 투자 확대 등 도시기능 증진 분야에 6509억원 규모가 편성됐고, 이는 작년보다 52% 증가한 규모이다.

균형발전을 위한 예산 또한 도시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 철도·버스 육상교통 이용 편의 증진, 주택가 및 상권 쇠퇴지역 주차장 확충 등에 지난해보다 112% 증가한 4015억원이 편성됐다.

이로써 노후 수도관 교체·정비와 배수지 신·증설을 통해 고품질의 정수 생산과 저수 능력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원과 도로의 확대로 보다 편리한 생활환경이 조성되며, 인천1호선·서울7호선 도시철도 연장 사업은 인천 서북부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현재 인천 서구에 원도심 발전의 큰 축이 될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상생마을', 그리고 '루원 제2청사 건립' 등 도시재생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동구 동인천역, 중구 개항창조도시 등 인천 전체에 16개 정부 도시재생뉴딜사업과 15개소 인천시 더불어마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원도심 재생사업은 정주여건을 개선시키고 지역 경쟁력을 높여 원도심과 신도심 간 불균형을 해소시킬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기본을 누리는 도시로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

소득이 얼마든, 어디에 살든 누구나 맑은 수돗물을 공급받고, 발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쾌적한 공원과 편리한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는, 작지만 희망찬 걸음이다.

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이점은 다양하다. 도시는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고, 이들이 서로 배우며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문화가 융성하고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하도록 도와준다. 많은 국가들이 번영한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했으며 도시는 우리를 과거보다 더 풍요롭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사람이 있기에 도시가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도시는 단순히 네모난 창문을 갖춘 크고 작은 콘크리트 건물의 집합이 아닌 보통의 우리가 이웃과 함께 살고, 놀고, 일하는 삶의 근간이 이뤄지는 사람 중심의 장소이다.

인천시를 비롯한 정치인, 관계 공직자들 모두가 이를 명심하고 도시의 기본 기능을 더욱 강화해 인천시민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