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외국인들 감염 공포감…관계자 "설치 예산 편성 중"
"소독했다고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
3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건물 입구엔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고 쓰인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후 방역 활동을 했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건물 안에선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열이 나는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마스크를 배부하고 손을 소독할 것을 권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 건물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원들이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12번째 확진자인 A(48·중국인)씨는 지난달 21일 낮 12시쯤 비자 연장을 위해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를 들렀다. 그는 비자연장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매점에서 수입인지(국가에 납부할 수수료 증서)를 구매한 뒤 접수창구를 찾았다. 그렇게 1시간가량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접촉했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자가 격리된 상태다. A씨가 다녀간 곳 일부도 소독 후 폐쇄됐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인 만큼 더욱 철저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건물에는 사람의 발열을 측정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중국인 유모(44)씨는 "확진자가 다녀갔던 곳이란 소식에 차마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없었다"며 "소독을 했다고 하지만 의자에 앉기 꺼려져 몇십분째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최근 중국에 다녀온 사람인지 확인해 별도로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등 철저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간 후 두 차례 방역을 실시했으며 자체적으로 이틀에 한 번씩 방역을 하기 위해 물품을 구매한 상태"라며 "열화상 카메라도 이달 중 설치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저작권자 © 인천일보-수도권 지역신문 열독률 1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