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외국인들 감염 공포감…관계자 "설치 예산 편성 중"
▲ 3일 중구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를 이용하는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정문을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2번째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비자 연장 업무를 본 곳을 폐쇄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소독했다고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

3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건물 입구엔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고 쓰인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후 방역 활동을 했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건물 안에선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열이 나는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마스크를 배부하고 손을 소독할 것을 권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 건물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원들이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12번째 확진자인 A(48·중국인)씨는 지난달 21일 낮 12시쯤 비자 연장을 위해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를 들렀다. 그는 비자연장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매점에서 수입인지(국가에 납부할 수수료 증서)를 구매한 뒤 접수창구를 찾았다. 그렇게 1시간가량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접촉했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자가 격리된 상태다. A씨가 다녀간 곳 일부도 소독 후 폐쇄됐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인 만큼 더욱 철저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건물에는 사람의 발열을 측정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중국인 유모(44)씨는 "확진자가 다녀갔던 곳이란 소식에 차마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없었다"며 "소독을 했다고 하지만 의자에 앉기 꺼려져 몇십분째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최근 중국에 다녀온 사람인지 확인해 별도로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등 철저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간 후 두 차례 방역을 실시했으며 자체적으로 이틀에 한 번씩 방역을 하기 위해 물품을 구매한 상태"라며 "열화상 카메라도 이달 중 설치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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