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2019년, 인천 10대 뉴스'에서 '혈세로 생색낸 인천e음카드'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혈세 낭비가 아니라 소비를 진작시켜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지역화폐 정책이다. 인천e음카드는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 만큼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형태로, 캐시백 비율은 인천 전체가 기본 6%이며 여기에 기초단체가 추가로 지원해 지역에 따라 10%까지 차등을 두고 있다. 캐시백에 필요한 재원은 중앙정부가 2%, 인천시가 4%를 나눠 부담하고 나머지는 기초단체가 부담한다. 시행 초기 높은 캐시백으로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인천시는 시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재정 부담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일부에서는 인천이 언제 이처럼 전국적 관심을 끈 사례가 있었느냐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인천e음카드가 왜 부정적인 뉴스거리가 되었을까?

처음부터 부작용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했다. 제일 큰 문제가 인천시 e음카드 하나로 통합해 지역 간 사용 데이터에 따라 캐시백하면 되는 것을, 기초단체들이 카드를 별도 발급해 같은 인천에서 거주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상대적 박탈감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러다 보니 서구 카드 10%, 연수구 카드 10%. 미추홀구 카드 8%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여러 장의 카드를 보유하게 되고 인천e음카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가장 캐시백 비율이 높은 구청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인천 전역에서 공통 6%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그 지역만을 선호하는 매출 쏠림현상으로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처음부터 인천e음카드로 통합사용되었더라면 지역 간 불균형은 해소되었을 것이다.

또 돈을 많이 쓰면 쓸수록 더 많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제도상 허점을 악용해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이 금괴나 외제차 등 고가 호화제품을 구입하거나 유흥업소를 이용한 것까지 캐시백이 지급됐다는 점이다. 결국 현금 유동성이 좋은 부유층들이 캐시백 혜택을 지나치게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시민의 혈세가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치명적인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e음카드에 대한 자성과 개선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인천시는 세수 확대를 비롯한 소상공인의 수익 창출과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 등을 기대하고 e음카드 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재정자립 역량이 각기 다른 지자체 간 혜택 불균형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제라도 단순한 캐시백 시혜라는 관점에서 탈피해 진행과정 등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계획안과 추이 등을 적극 알려야 본질적인 e음화폐 필요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e음카드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주먹구구식 운영이나 선심성은 안된다. 지역공동체 경제, 수평적 호혜관계를 내세우는 지역화폐 본래 개념이 회복되도록 과학적인 근거가 공개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정치적 해법을 경계해야 된다. 그동안 자치구 별로 캐시백 혜택이 달라 원도심 주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만 주었다. 인천시는 최근 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시 지역 간 불균형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e음카드의 캐시백 혜택과 월 사용한도가 인천지역에서는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e음카드 캐시백은 지역화폐의 본질이 아니라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최근 인천시민 휴일 카드사용액의 25%가 서울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쇼핑몰·대형마트 등에서 사용했다. 인천e음카드 이용으로 그동안 동네 슈퍼 등 지역 유통업계 매출이 올랐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e음카드 정책은 건전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기본 재원을 국비에 기대고 있는 인천e음카드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소비의 역외유출 억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적이 달성되도록 시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