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에서 11번째로 지정된 백령·대청국가지질공원의 지질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백령·대청지질공원 지질명소 10개를 연계한 지오갯팃길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질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 농여미아동갯팃길.

 

인천 섬들이 위치한 경기만은 조석간만의 차가 커 만조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 때만 노출되는 해안가의 자연스런 길이 있는데 이것을 갯티라고 한다.

갯티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 썰물시 드러나는 갯벌 사이의 섬 둘레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섬사람들이 굴을 따러 가든, 담치를 따기 위해 재를 넘든 다 갯팃길로 가므로 갯팃길은 섬사람들의 문화가 살아 있고, 생활의 애환이 깃들어 있다.

이러한 갯팃길을 따라 걷다보면 바다 위로 펼쳐진 비경들이 각박한 도시의 생활에 찌든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이다.

그래서 갯티야 말로 가족 친지들이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을 보면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슬로우 관광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고 인천 섬의 소중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요즘은 제주도의 올레길을 비롯하여 지방마다 그 지역의 특징을 고려한 많은 산책로를 개발하고 소개해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 인접하고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섬(168개)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의 지역적 특징을 고려해 인천 섬만이 간직한 고유의 자연 길인 갯팃길을 발굴하고 홍보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옹진군에서는 몇해 전 장봉도에 6개의 갯팃길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이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가까운 섬부터 중·장기계획을 세워 확대하고 갯팃길의 위치와 위험 요소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갯팃길이 안전하고 편안한 섬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인천 섬을 자주 방문한 경험이 있는 필자가 보기에는 인천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갯팃길은 대청도의 농여해안에서 미아동해안까지 1.2km 정도의 모래갯벌로 구성된 농여미아동 갯팃길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간조 때가 되면 바다의 신비로 알려진 풀등이 노출되고 해안가에는 수평으로 쌓인 10억년 전의 지층이 지각변동을 받아 수직으로 서 있는 나이테바위를 비롯해 수많은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고, 미아동해안에 노출된 지층면에는 모래갯벌에 생긴 현생 물결무늬자국과 같은 물결무늬가 빨래판 같은 모양을 보이고 있다.

또한 7월, 8월에는 바위틈 사이로 자생하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대청부채의 우아한 꽃들이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2019년 6월 우리나라의 지질공원 중 11번째로 지정된 백령·대청국가지질공원의 지질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백령·대청지질공원 지질명소 10개를 연계한 지오갯팃길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질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백령도에 4개(진촌 지오갯팃길, 두무진 지오갯팃길, 사곶콩돌 지오갯팃길, 장촌중화동 지오갯팃길), 대청도에 2개(답동미아동 지오갯팃길, 서풍받이 지오갯팃길), 소청도에 1개(분바위소청등대 지오갯팃길)의 지오갯팃길을 만들고 백령, 대청, 소청도가 간직하고 있는 자연과 역사·문화유산을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등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