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보직 사임원' 제출...복지부·경기도, 대책 마련 시급
이국종 아주대학교 병원 교수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보직 사임원'을 공식 제출했다. 이 교수 등 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을 설득해 닥터헬기 운항을 재개하려던 정부와 경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 교수가 전자 결제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당초 이 교수는 해군 파견 근무가 끝나고 첫 출근하는 3일 보직 사임원을 낼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보다 빨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교수의 보직 사임에 대해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최종 결정한다.

만약 사표가 수리된다면 이 교수는 평교수 직위를 유지한 채 당분간 진료와 강의 등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 2010년 중증외상 특성화센터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처리 여부와 후임 권역외상센터장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아주대병원은 설명했다.
이 교수가 자리에서 내려오려는 이유는 권역외상센터 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아주대 병원과의 갈등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 교수는 인력 및 병상 부족을 호소하며 아주대 병원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 때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 교수는 '외상센터의 부족한 인력을 증원해 달라 요구했으나 요구치의 절반 정도만 채용됐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양측이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최근 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재운항이 코앞으로 다가온 닥터헬기에 대해 '탑승 거부' 의사까지 표했다. <인천일보 1월21일자 2면>

이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날아다니는 응급실'이라 불리는 닥터헬기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소음 민원과 의료진 부족 등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자 그 역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유희석 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되면서 이 교수는 '더는 외상센터 일을 못하겠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간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이 교수 사임이 현실이 되자 그를 설득해 닥터헬기를 다시 운항하겠다던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엔 비상이 걸렸다.

앞서 지난달 21일 복지부와 도는 관련 회의를 열고 닥터헬기 운영을 위한 의료진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전문 의료진이 탑승하지 않는다면 닥터헬기에서 촌각을 다투는 응급수술 등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닥터헬기는 중증 환자를 살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