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후보들, 향후 신종 코로나 확산 추이 살펴본 뒤 출판기념회 개최 등 결정
21대 총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라는 복병을 만났다.

경기지역 예비 후보자들은 선거과정에서 가장 큰 행사인 선거사무소 개소식마저 줄줄이 연기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변수였던 '메르스(MERS : 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0일 지역정가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강득구(민주당·안양만안) 예비후보와 이창성(한국당·수원갑), 조일출(민주당·파주갑) 등은 2월 초에 열 예정이었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예비후보가 주관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행사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90일 전인 1월16일 이후 후보자들의 의정활동 보고회, 출판기념회 개최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자가 주관할 수 있는 행사는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공약 발굴을 위한 정책간담회 등으로 제한된다.

이들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미루는 이유는 사적 이익보다 유권자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득구 예비후보는 "개인적으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매우 중요한 행사이지만,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사익을 앞세울 수 있겠느냐"며 "지금으로서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각종 행사를 열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개소식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창성 예비후보 역시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등 전 세계인들이 우려하는 상황에서 많은 장안구민이 참석하는 행사는 민폐라고 판단해 행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살펴 본 후 개소식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일출 예비후보도 같은 이유로 2월 1일 예정이었던 개소식을 8일로 늦췄다.

지역 정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준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최초로 발생한 메르스는 같은 해 7월까지 186명의 확진자와 36명의 사망자를 남기며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듬해 4월 벌어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정부의 미흡한 대책을 비판하며 주요 이슈로 떠올렸다.

여야가 바뀐 21대 총선에서는 야당인 한국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 김성원(동두천연천)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본적도 없는 전염병을 막아야 할 문재인 정부의 우왕좌왕 아마추어 행보 때문에 더 큰 고민이 쌓이고 있다"며 "정부가 도리어 국민 불안을 더 키우고 있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지역 후보자들은 상황이 다르다. 여야 후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권자 만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거운동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는 메르스 사태가 한풀 꺾인 후 진행됐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국면에서 벌어지는 선거가 여당에 유리할지 야당에 유리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유권자를 직접 만나 명함을 건네는 등의 행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온라인 등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