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가 이틀째 발생하지 않았지만, 2차 감염 우려가 있는 인천 접촉자 수는 4명이 늘고 하루 만에 격리 대상자도 12명 추가됐다. 우한 폐렴의 국내 유입 길목인 인천시 역학조사관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력 확인에 기대는 현재 환자 선별 시스템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인천시는 29일 기준 우한 폐렴 확진환자의 접촉자가 총 1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천 접촉자 수는 하루 만에 4명이 늘어났다.
세 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1명이 추가됐고, 전날까지 파악되지 않았던 네 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3명이 확인됐다.
의심환자와 유증상자도 12명이 새로 격리됐다.
전날까지 인천에서 신고된 의심환자·유증상자 8명은 음성 판정을 받아 모두 격리 해제됐지만, 하루 사이에 신고가 급증한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 우한 폐렴이 발생하고, 공항·항만으로 감염병 유입 가능성이 높은 인천에 역학조사관은 고작 1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 환자를 인터뷰하고, 인과관계를 파악해 방역 대책을 세우는 전문인력이다. 감염병이 유행하면 오염 장소를 폐쇄하거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역학조사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시·도마다 2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두도록 했다.
인천시 역학조사관은 법적 기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시는 지난 28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역학조사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민간 역학조사관 6명을 긴급 투입한 경기도와 달리 한발 늦은 대응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차 감염으로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시는 보건소·의료기관 등 30곳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방문력으로 환자를 걸러내고 있다.
일본·독일 등지에서 2차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우한 폐렴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 환자 선별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로 2차 감염이 번지면 방문력과 무관하게 호흡기 관련 증상 환자들을 모두 선별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의심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4·6·18면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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