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조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방역 활동과 함께 시민 스스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엄중식(사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8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가 제한적인데다 감염 경로와 전파력 등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국내 유행 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고열과 기침, 가래, 콧물, 재채기 등 증상이 생기고 심해지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찬 증상이 동반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확한 전파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몸 밖으로 나오는 분비물, 즉 비말(침방울)에 의해 전파되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엄 교수는 "감염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감염자를 만들어 내는지를 수치화한 '재생산지수'는 사스의 경우 4명, 메르스는 0.4~0.9명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생산지수를 1.4~2.5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은 결과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철저하게 방역 활동을 펼치고 개인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며 "보건당국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위생 관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이 있다고 곧바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은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고도 했다.

엄 교수는 "감염자가 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국을 다녀와서 2주 이내 열이 나고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와 접촉한 다음 비슷한 증상이 생기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전화해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