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도 불안감 증폭

 

인천지역 지자체와 의료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학은 재학생 안전을 위해 중국인 유학생들이 다니는 어학당에 임시 휴교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인천 대형병원들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날 응급실 입구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를 본관 입구에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하루 2차례 허용했던 면회 횟수를 1차례로 줄이고 마스크 미착용 시 면회를 금지하는 등 병동과 중환자실 면회를 제한하고 있다. 인하대병원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도 우한 폐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병원 주출입구에 열화상감지기를 설치하고 나머지 출입구들을 전면 폐쇄하는 등 긴급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면회 인원도 환자 1명당 상주 보호자(간병인 포함) 1명만 허용하는 등 외부인 병문안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감염병 취약계층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방역물품을 배포하거나 선별진료소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우한 폐렴 확산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학가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하대 어학당은 이날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어학당에 임시 휴교 조치를 내렸다. 어학당 전체 인원 438명 중 중국인 학생은 37명으로 알려졌다.

인천시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반을 꾸리는 한편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 이력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왔을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잠복기를 고려해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지역사회의 이런 노력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자녀를 등원시키지 않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부평구에 사는 주부 김지선(32)씨는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집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위험할 것 같아 고민 끝에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며 "뉴스를 지켜본 뒤 감염병이 잠잠해지면 등원 여부를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14일 이내 중국 우한시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입국자는 모두 3023명(내국인 1166명·외국인 1857명)으로 집계됐다.

/박범준·정회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