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인식 개선 시민 홍보 확대
현장 중심 맞춤형 교육·학점제 운영
실습실 안전 강화 등 7대 전략 사업
국가직 지역인재 공무원 11명 합격
실무 수습연수 후 4월 각 부처 배치
"신념 가지고 준비하면 못할 일 없어"

▲ 지난해 11월6일 인천시교육청은 인천 맞춤형 직업교육 모델 개발을 위해 '특성화고 중장기 혁신방안 연구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인천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로 최근 국가직 지역인재 9급 공무원으로 합격한 고진우(19)군과 정미란(20·오른쪽)양.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 지난 20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국가직 지역인재 9급 공무원 합격자 11명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격려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인천에서도 고졸 신화가 나올까. 인천 특성화고 학생 1만5000여명은 남다른 열정과 실력, 끊임없는 혁신으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만의 기량을 갈고닦고 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39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국가·지방직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천 교육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인천에서 나고 자라서 교육을 받고, 이 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현장 중심 직업교육 생태계를 조성해 학생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형 직업교육, 7대 전략
시교육청은 올해 인천형 직업교육 강화를 위해 7대 전략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민·산·학·관 협의체를 운영해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시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해 학과를 개편하고 직업교육 체질 개선을 위한 학교 혁신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직업계고 학점제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도 이뤄진다. 직업교육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인성교육과 외국어교육도 강화하는 한편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직업교육 체험 활동을 활성화하고, 일반고 직업과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전하고 쾌적한 실습실 교육 환경도 구축해 학생들이 보다 안전한 곳에서 실습해나갈 수 있도록 환경도 조성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산업현장 중심의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인천 직업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며 "직업교육 혁신을 통해 선취업, 후학습 진로 생태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국가직 지역인재 합격한 인천 특성화고생들
"중학교 때 '킬미, 힐미'라는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그 주인공이 마지막회에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고 읊었는데 많은 후배들이 이 구절을 마음 속에 새기길 바라요."

인천중앙여상을 졸업해 최근 국가직 지역인재 9급 공무원으로 합격한 정미란(20)양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이 구절을 꼽았다. 진로와 취업, 진학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특성화고 후배들에게 이 말을 건네며 "너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 22일 인천취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정양과 인평자동차고 고진우(19)군은 지난 20일 실무 수습 연수를 시작했다. 최근 국가직 지역인재 9급에 정양과 고군을 포함해 인천지역 특성화고 학생 11명이 합격했다. 교육부와 시교육청, 인사혁신처 등에서 수습 연수를 받고 오는 4월 정부부처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진학을 하기 전과 후 모두 특성화고에 대해 가진 편견에 불편한 적도 많았다. 정양은 우리 사회가 '특성화고에 상냥하지 못한 사회'라고 꼬집기도 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꿈을 품고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되레 남들보다 더 빨리 좌절을 맛봐야 한 적도 있었다.

고군은 "학교 친구들이 한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며칠 다니다 회사가 파산해 일자리를 잃어야하는 날벼락을 맞는 경우도 있었다"며 "탄탄한 회사에 근무할 수 있도록 기반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고, 특성화고 학생들이 더 빠르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양은 "친구들과 어울리던 고등학교를 다니다 사회에 진출할 경우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이 있다"며 "학교에서 취업 후 필요한 기본적인 컴퓨터 관련 지식과 직장인 문화 등을 교육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도 고군과 정양처럼 인천지역 특성화고 학생들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꿋꿋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여느 평범한 학생들처럼 자신이 속한 학교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위해 준비한다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군은 "자동차를 좋아해서 도제학교에 진학을 했고, 우연한 기회에 공무원으로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을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 인터넷 동영상 등을 보며 준비를 했다"며 "우리 학교 첫 합격자인데, 앞으로도 많은 후배들이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양도 "합격한 11명 친구 모두 관세청이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자신들이 원하는 부처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뚜렷한 확신과 자신만의 비전을 갖고, 공부를 했다"며 "준비한 만큼 다양한 길이 열려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