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예삿일이 아니게 돼가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해 내국인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서다. 특히 3, 4번 확진자들의 경우 발열증세가 없어 공항 검색대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따라서 5일 이상이나 수도권 일대를 평상시처럼 내왕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는 확실한 출처도 없는 이들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 등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불투명한 대처가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도 있다.

중국 우한 폐렴 3번째 확진자가 고양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고양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중국 거주 50대 내국인이 국내 우한 폐렴 3번째 확진자로 판정돼 고양시 명지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 4년째 거주 중이며 지난 20일 설 명절을 위해 잠시 어머니가 거주하는 고양시에 왔다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는 22일부터 열과 오한 등 감기몸살 기운을 느껴 해열제를 복용했고, 기침과 가래 증상이 추가로 나타나자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병원측에 따르면 다행히 입원 당시보다는 열이 높지 않고 기침 증상도 잦아드는 등 상태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고양시는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대해 임시 휴관토록 하고 설 연휴 기간 중국 또는 중국 경유 여행을 한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휴무토록 결정했다. 이밖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또 다른 50대의 4번째 확진자도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한다.

최근 수도권 일대 맘카페 등에는 '우한 폐렴 확진자 이동 동선 공유해요' 등의 글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3번째 확진자의 경우 방문한 곳, 투숙호텔, 식당 등이 시간대별로 올라와 있다. 그만큼 시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의미다. 인천의 경우, 첫번째 확진자가 공항에서 바로 지역내 공공의료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때문에 경기·인천 지역민들이 더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 등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덜고 스스로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