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교도소 수감·아내 만삭' 안타까운 사연
용인 구갈동·주민자치위·장학협 등 각종 지원
▲ 유미경(왼쪽) 주민자치위원장과 기흥구 장학협의회원들이 구갈동 위기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제공=용인시

남편은 교도소에 수감되고 중·고등학생 자녀를 기르며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던 위기가정을 민관이 협력해 구제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용인시 구갈동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고등학생 자녀를 기르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A(용인시 구갈동)씨는 셋째 아이를 임신했다. A씨의 남편은 지난해 7월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당시 만삭의 몸이었던 A씨는 일자리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아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이런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남편 B씨가 지난해 10월 용인시 구갈동사무소에 보낸 옥중 편지로 알려졌다.

이에 구갈동 복지팀은 즉시 A씨를 방문해 확인해 보니 맞춤형 급여 수급자로 월세를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움을 주려고 다양한 지원 방법을 찾아봤지만, 사례관리 지원 대상 요건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원방안을 강구하던 동사무소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공적서비스와 연계해 지난해 10월부터 긴급생계비 580만원과 생필품, 기저귀 등의 물품을 지원했다. 두 자녀는 인재육성재단에 장학생으로 추천했다.

이런 와중에 A씨는 지난해 11월 셋째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이후 남편 B씨는 지난 20일 동 주민자치위원회로 편지를 보내 다시 한 번 새로 태어난 아이와 산후조리 중인 아내, 두 자녀를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이에 유미경 주민자치위원장은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인 시 인재육성재단 기흥구 장학협의회에 지원을 건의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회원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22일 205만원의 생활비와 기저귀, 햄세트, 쌀 등 3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

A씨는 "구갈동과 주민자치위원회, 기흥구 장학협의회 등이 우리 식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시가나 친정 어느 곳에도 기대지 못하고 막막했는데 이웃의 따뜻한 도움으로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동사무소는 A씨에게 3월까지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돕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동 관계자는 "A씨가 위기를 극복하고 자녀들과 행복을 이어가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또 다른 A씨가 없는지 세심한 관심으로 이웃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