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에서 26일에 이어 27일 이틀에 걸쳐 이어령을 조명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토크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은 신예리 보도제작국장이 지난 2019년 4월, 암 투병 중인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평창동 자택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4기 암 선고를 받았음에도 항암치료를 마다한 채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어령 선생은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신의 평생 족적은 물론,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시대 지성을 대표하는 석학(碩學) 이어령은 평론가에서 언론인, 교수, 그리고 문화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해 온 그는 한마디로 놀라운 ‘창조자’다.

그의 글은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사실을 뒤집어,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여든의 나이가 무색하게 그의 지적 여정은 쉴 틈 없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문학의 거장이자 우리나라 대표 지성인으로 평가받는 이어령 선생은 만 22살의 나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등장했다. 문단 원로들과 기성세대의 권위의식을 비난하며 고(故) 서정주 시인 등 수많은 문학계 거물들과 논쟁을 벌이고 저항 문학을 탄생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수십 년 간의 저술 활동을 비롯해 평론가, 시인, 언론인, 교수, 문화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이어령 선생은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자신의 삶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어령 선생은 "작가이기에 죽음의 과정을 글로 남길 수 있어 행복하다"며 마지막으로 집필 중인 책이 아이러니하게도 '탄생'에 관한 이야기라고 털어놨다. 그는 "탄생 속에 죽음이 있고, 가장 찬란한 대낮 속에 죽음의 어둠이 있다"며 메멘토 모리를 강조했다. 죽음을 앞두고 삶이 가장 농밀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어령 선생의 말.

소외, 방황, 정체된 채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이어령 선생이 헤어지기 전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지, 26일에 이어 27일(월)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헤어지기 전 몰래 하고 싶었던 말-이어령의 백년 서재에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34년 1월 16일 충남 아산 출생한 이어령은 부여고교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1956)하였으며 1959년에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경기고교 교사, 단국대 전임강사,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문학사상』 주간,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1955년 서울대 『문리대학보』에 「이상론」을 발표하여 신진 평론가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로 문단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그리고 같은 해 『문학예술』에 「현대시의 환위와 한계」, 「비유법 논고」를 통해 정식 등단했다.

당대의 비평가 김춘수‧고석규‧이철범 등과 함께 현대평론가협회 동인으로 활약했으며 전후세대 비평가로서 큰 활약을 했다.

주요 평론으로 「화전민 지역」(1957), 「신화 없는 민족」(1957), 「카타르시스 문학론」(1957), 「해학의 미적 범주」(1958~1959), 「작가의 현실참여」(1959) 등이 있다. 특히 그는 「화전민 지역」, 「신화 없는 민족」 등에서 우리 문학의 불모지적 상황에서 새로운 터전을 닦아야 할 것을 주장했고, 또한 「저항의 문학」, 「작가의 현실참여」에서 이데올로기와 독재체제의 금제에 맞서 문학이 저항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김동리와 ‘작품의 실존성’ 문제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고, 조연현과 전통논쟁도 펼쳤다. 1959년에는 제1평론집 『저항의 문학』을 간행했고, 1963년에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라는 연작 에세이를 간행, 선풍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