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보듯 하는 사람들 시선이 힘들어 이제는 집안에서 하렵니다." 아침 운동 길에 마주쳐 알게 된 이웃 장애인의 말씀이다. 오십대 중반에 중풍을 맞아 후유증으로 한 쪽 팔다리가 심하게 불편하다. 처음에는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위로받고 본인도 곧 재활에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좌절감이 들고 고생하는 부인에게 미안하기만 하단다.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 시민들의 가장 큰 의식변화 중 하나는 아마 건강관리일 것 같다. 내가 건강해야 나와 가족의 행복을 지킬 수 있고 일도 잘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루 30분 운동은 건강보약이며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분위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국민생활체육 참여실태조사'에 의하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체육 참여율이 62.2%나 된다. 이같은 운동열풍이 평균수명을 끌어올리고 의료비를 절감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반해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23.8%로 낮고, 운동종목은 걷기가 62.1%에 달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장애인의료급여수급자율이 16.3%로 국민의료급여수급자율 3,2%에 비해 5.1배나 높아 장애인들이 훨씬 질병에 취약함을 보여준다.

장애인에게 건강관리와 재활치료를 위해 체육활동은 소중하고 필요하다. 위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중 81.1%가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운동은 건강을 유지시키며 의료비를 절감시키고 경제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회적 고립과 차별 경험으로 인한 우울감과 스트레스도 운동을 통하여 해소할 수 있다. 자기만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운동은 재활을 돕는 치료며 삶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이며 세상과 연결시키는 창이기도 한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운동이 이렇게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23.8%만 참여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공간이 절대 부족하다. 근처 공원이나 집안에서 걷기 정도나 하는 실정이다.
인천은 장애인체육관과 장애인국민체육센터가 각각 1개소만 있다. 14만 장애인들이 이용하기보다는 장애인선수 훈련공간으로 활용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지역에 공공체육시설들이 많지만 접근성 문제, 편의시설 부족, 비용문제 등과 비장애인들의 인식이나 시선이 부담돼 이용을 거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8일 인천시설공단은 인천시장애인체육회와 의미 있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시설공단은 공간을 제공하고 체육회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공공체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상호협력한다는 것이다. 앞서 인천시의회는 시립체육관운영관련조례를 개정하였다. 일정비율을 장애인 이용에 할애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각 구·군에 산재된 시립체육시설을 시작으로 더 많은 시설들이 장애인 이용에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사항은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변화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사무총장을 맡아 대회를 준비하고 치룬 경험이 있다. 보람도 있었지만 두꺼운 한계를 많이 느꼈다.

특히 런던장애인올림픽 참관 시 장애·비장애 차별을 두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전 경기장이 유료임에도 만석을 이루고 같이 즐기는 영국 국민들의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공동체를 구성하는 소중한 부분이다. 장애인 90%가 사고·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삶의 또 다른 모습이란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장애인체육은 더 이상 베푼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나와 우리 모두의 온전한 삶을 위한 투자요 의무라 생각했으면 한다.

서정규 인천시설공단이사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