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성인합창단 갑질조사로 지휘자·단무장 공모 지연 "운영권 이전 검토"

반년 가까이 파행 운영 중인 의정부시 소년소녀합창단의 정상화 소식이 아직도 없다. 지난해 8월 단원 성추행 사건 이후 아직 새 지휘자와 공연 기획·행정 업무를 담당할 단무장을 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합창단 정상화를 기다리는 단원과 학부모들의 마음만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합창단에서 단원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당시 지휘자는 해임됐고, 단무장은 물러났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비난은 거셌다. 그러자 시는 같은 해 11월 돌연 합창단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실과 사무실 문을 닫아버렸다. 이에 학부모와 단원들이 합창단 존치를 요구하며 크게 반발했다.

상황이 이러자 시는 일주일 뒤 잠정 중단 방침을 철회했다. 빠른 정상화도 약속했다. 하지만 시는 지금까지도 새 지휘자와 단무장을 뽑지 못했다. 공모하려던 지난해 10월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서다. 시가 관리·감독하는 성인 시립합창단에서 갑질·폭언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시가 두 달 동안 진상 조사를 하면서 합창단 지휘자·단무장 공모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해를 넘겼다.

현재 합창단은 성악 코치 1명과 반주자 2명이 초·중학생 단원 80명을 이끄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합창단의 한 학부모는 "문제가 터진 지 벌써 반년이다. 그런데도 시는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아이들은 합창단에서 꿈을 키운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태도로 아이들의 희망이 꺾여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복잡한 일이 겹쳐 정상화가 쉽지 않았다. 합창단 운영권을 의정부문화재단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이 과정에 근로자 급여 인상, 처우 개선, 복무규정 신설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상화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창단은 1998년 창단했다. 해마다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시가 지원하고 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