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 교동도 철책. 2015년


1958년 8월23일부터 10월5일까지 중국은 무려 47만5000발의 포탄을 타이완의 진먼에 퍼부었다. 타이완도 중국 샤먼에 7만5000발을 쐈다. 타이완에서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가옥도 수천 채 파괴됐다. 포격전은 중국과 미국의 수교(1979년 1월1일) 전인 1978년까지 무려 20년 간 지속되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대치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전쟁 국면이 오랜 시간 이어졌다.

두 나라는 2008년 이후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을 본격화하면서 '차이완(차이나와 타이완)' 시대를 열었다. 2010년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 체결 후 관계는 더욱 빠르게 발전해 연간 800만명의 관광객이 오가고, 쌍방 무역액 1983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5년 11월에는 분단 후 66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한과 북한이 1998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것보다 훨씬 늦은 시기였지만 두 나라는 빠르게 서로 공생하는 길을 택했다. 1958년 포격전 때 중국이 퍼부었던 포탄 47만발의 탄피는 이젠 타이완 진먼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부엌칼'이 되었다.

경자년을 맞이한 새해 벽두인 1월9일 여의도 면적의 26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되었다. 인천은 서구 불로동 일대가 제한보호구역 해제지구에 포함되었다. 2018년 4월,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뤄진 진전이다. 중국과 대만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남과 북이 상생하는 현명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저 날카로운 철책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될 그날이 하루빨리 다가오도록 우리 모두 간절한 뜻을 모아야 할 때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