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동 임대주택사업인 드림촌, 주민 반발에 내달 착공 어려워
청년임대주택이 님비(NIMBY·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 여론에 가로막히면서 청년 창업·주거 복합 시설인 인천 '창업마을 드림촌'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는 "외부인 유입으로 아파트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장 다음달로 예정됐던 착공은 수개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면

인천시는 창업마을 드림촌의 2월 착공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20일 밝혔다.

드림촌은 아직 실시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9월 마무리되는 일정이었던 실시설계는 인근 주민 반대에 부딪히며 중단됐다.

주택건설사업 승인 등의 행정절차도 줄줄이 늦어지며 2021년 하반기 준공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시 청년정책과 관계자는 "주민과 협의를 거쳐 후속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착공까지는 최소한 수개월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창업마을 드림촌은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역 인근 7617㎡ 면적의 부지에 12층 규모의 청년 창업인 임대주택 200호와 창업지원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주택 입주자는 19~39세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 창업지원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20억원을 확보했고, 시설 건립에 총 570억원이 투입된다.

청년 창업을 선도할 공간으로 주목받으며 박남춘 시장 공약에도 포함된 드림촌은 임대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히며 주변 아파트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해 민원을 제출했던 아파트 대표단은 공공시설 용지에 주민 공청회 없이 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부인 유입으로 인해 아파트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달에만 두 차례 아파트 주민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간담회에선 창작·휴게·자료 공간으로 채워지는 창업지원시설을 개방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임대주택이라기보다 창업보육시설이라는 점을 인근 주민에게 알리고 있다"며 "주민 혜택을 고민하며 추가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