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당선인 "3억원 사비 쓰겠다" 선관위 유권해석, 선거법 위반 논란 일축
 -양평군선거관리위원장 "공익적 측면 강해 문제 없다고 판단해 발언 제지 안했다" 설명

 올해 처음 열린 민간 양평군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초대 김용철 회장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양평군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인단 등에 따르면 김용철 당선인은 지난 15일 양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체육회장 선거 직전 소견문 발표에서 "체육회 종목 활성화를 위해 1억5000만원을 기증하고 경기장에서 사용할 경비 1억5000만원 등 3년 간 모두 3억원을 사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자리에는 전체 선거인단 150명 중 50~60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또 양평군체육회 선거관리위원장과 일부 선관위원들도 현장에 있었다.
 김용철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체육회 수석부회장으로 재직 시 사비 1억원을 기부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김 당선인은 "체육회에서 내주는 차량도 반납했고 손님들한테도 개인사비로 대접했다. 체육회 카드를 단 한 번도 사용한 적 없고 오히려 사비로 1억원 정도를 현장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행이 알려지면서 김 당선인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양평군체육회장 선거관리규정에는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금전과 물품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의사표시 및 약속을 하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체육회에서도 김 당선인 발언이 기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김 당선인 행위는 엄연한 기부행위 위반"이라며 "다만 당선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추후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 선거인은 "기부 의도는 좋은데 선거전에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위법이 아니라면 추후 5억 기부, 10억 기부를 약속하는 후보도 나올 텐데 돈 있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양평군체육회장 선거를 관리한 양평군체육회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세근 양평군 선거관리위원장은 "김 당선인이 소견문을 발표하기 전 자체회의를 열어 논의했지만 공익적 측면이 강하다고 봤다"며 "문제 될 소지가 없어 기부 내용을 발표하지 말라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의제기 신청 기간이 끝나는 23일 자체회의를 열어 위법여부를 다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철 당선인은 "열악한 체육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공약이었다. 양평군체육회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 여부를 확인 후 이상 없다는 답변을 받아 소견문을 발표했다"며 "선관위에서도 공공이익을 위한 내용이어서 문제없다고 결론 냈기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15일 열린 양평군체육회장 선거는 선거인단 150명 중 14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김용철 후보는 77표(55%)를 얻어 최성호 후보(63표, 45%)를 누르고 당선됐다.

 

/홍성용·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