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위서영·김예림 등 키워
전용 아이스링크장 조성 바람
▲ (왼쪽부터) 최형경 헤드 코치, 김예림 선수, 위서영 선수. /사진제공=최형경 헤드 코치

20일 새벽 6시, 세계 피겨 스케이팅의 여제 김연아 선수를 닮기 위한 꿈나무들의 열기가 과천도시공사 빙상장을 후끈 달구었다.


추위도 잊은 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얼음을 지치는 선수들 곁엔 항상 최형경(39·여) 헤드 코치가 함께한다.

그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 동안 피겨 국가대표를 지낸 뒤 후배들에게 산 경험과 지식을 물려주고자 과천빙상장에 발을 디뎠다.

지도자의 길만 벌써 20년째.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대부분은 최 코치를 통해 배출됐다.
곽민정, 이동원, 이호정, 조경아, 김진서, 김나현 ,임은수, 유영, 위서영, 이시형 선수 등이 바로 그들이다.

최근 제2의 김연아로 불리는 과천 출신 유영 선수는 지난 1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20 동계 청소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에 이어 두 번째로 따낸 올림픽 쾌거로 유스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여자 피겨 싱글 유망주 위서영 선수도 최 코치가 애지중지 길러낸 제자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9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4위를 기록해 한국 피겨계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이들이 이렇게 한국 피겨스케이팅 간판이 된 데는 최형경 헤드 코치의 피와 땀, 숨은 노력이 배어 있다.

그는 "피겨 스케이팅은 유연성과 순발력, 지구력, 표현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하는 복합예술 운동이다. 특히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도는 특리플 악셀을 하기 위해서는 점프를 익혀야 하는데, 여기서 제자들이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경우가 많다"고 속상해 했다.

최 코치는 "세계 무대에서 성적을 올리는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 환경은 너무나 열악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전용 연습장이 없어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시간대를 나눠서 쓰다 보니 빙질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국제대회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훈련비용도 정부나 연맹 지원 없이 자비로 해결하는 실정이라며, 오늘날 한국 피겨의 국제경쟁력은 선수 개개인이 부담하는 비용, 노력으로만 이뤄졌다고 한탄했다.

"하루속히 전용 아이스링크가 많이 만들어져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꿈과 희망을 품고 연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것"이 꿈나무 선수 제조기 최형경 헤드 코치의 바람이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