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월전미술관 기획전
8명의 현대작가 탐구·재해석
▲ 김현철 '경복궁 복원도' /사진제공=이천시립월전미술관

범접할 수 없는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장소이자 수많은 신하들이 드나들며 기억을 저장하던 궁은 어떤 모습일까.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찬란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궁의 모습을 조명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선사하는 기획전시 '궁. 宮. Palace.' 전을 오는 2월16일까지 개최한다.

김봄, 김현철, 남기선, 안진희, 이여운, 이창민, 정두희, 정명조 등 현대작가 8명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탐구하고 재해석한 '궁'을 복원도, 기록화, 어진 모사, 전통 궁중회화, 흉배의 재해석 등 29점의 작품으로 표현했다.

궁은 왕과 문무백관(文武百官)이 함께 모여 정사를 돌보았던 정치적이며 역사적인 장소이다.
경복궁을 비롯 창덕궁, 덕수궁 등은 현재에도 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전통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1392년 조선이 건국되고 한양에 경복궁과 종묘, 사직을 준공함으로써 조선왕조 오백 년의 역사가 시작됐다. 임진왜란이라는 큰 상흔으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이 모두 불탔는데, 이후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조선 왕실은 궁을 재건했고, 오늘날까지 복원사업이 이어지면서 궁은 이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8명의 작가들은 각자 자신만의 정서와 방식으로 위기 속에서도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더해온 궁의 무게를 작품에 더했다. 서울에 소재한 궁을 중심으로 펼쳐진 역사와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향유했던 문화 등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읽어낸다. 장엄한 건축물로서의 궁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인물들을 마주하고, 독특하면서도 격조 높은 우리의 문화를 다각도로 접근했다.

안진희와 정두희는 '경기전 태조 어진'과 '영조 어진'을 통해 전통의 핵심을, 정명조는 여인의 뒷모습을 담은 'The Paradox of Beauty'에서 왕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창민은 '기린흉배'를 통해 사회를 풍자했고, 남기선은 '모란도'에서 궁중회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김봄은 '2008년 2월 10일 북한산하' 작품을 통해 기록으로 서울을 기억했고, 김현철과 이여운은 '경복궁 복원도', '기념비 광화문' 등의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궁이라는 건축물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