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문화재청 건물 조사 의뢰
올 8월 이후 2단계 구역 확보
1단계 구역 남측 부지도 오염

16일 인천시가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으로부터 인수한 것으로 확인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건축물 자료는 설계도면 원본 27부와 정비 내역이 담긴 이력카드 74부다.

수십 년간 보관된 문서들이고, 영문으로 기재돼 있어서 시는 자료 분석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캠프마켓 기록화 용역이 진행되면 본격적인 기록물 해석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이 올해 착수하는 '미군기지 내 문헌조사 사업'을 통해서도 캠프마켓 기록물의 가치가 조명될 전망이다.

▲정화 부지 건축물 보존 방안은
국방부는 캠프마켓 토양오염 정화에 앞서 문화재청에 건축물 조사를 의뢰했다고 전해졌다. 정화 과정에서 일부 건물이 철거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역사적 가치 판단을 맡긴 것이다. 1단계 반환구역 가운데 부영공원 북측에 해당되는 부지 건축물 20동이 평가 대상에 올랐다. 이번에 시가 설계도면 등을 넘겨받은 건물들이 해당된다.

문화재청은 당시 "문화재적으로는 가치가 부족하지만 보존할 필요가 있다"며 건축물 4동과 시설물 2개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인 조병창 건물 1동도 들어 있다.

토양오염 정화는 다음달 초 시범 작업의 결과 보고가 예정돼 있다. 정화 작업은 2022년 하반기까지 진행되는데, 최대 지하 8m 깊이에서까지 오염 물질이 검출되면서 일부 건축물 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는 문화재청이 보존을 권고한 건축물 4동에 더해 군견 막사를 추가 보존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열쇠 받았지만 개방 시기 '미정'
캠프마켓은 지난달 11일 한·미 합의로 '즉시 반환'이 발표됐다. 한 달여가 지나 시는 건축물 설계도면과 함께 캠프마켓 열쇠함 세 상자를 국방부로부터 넘겨받았다. 1939년 일제 조병창이 들어선 뒤로 80년 만에 문이 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시민 개방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가 열쇠를 인수한 곳은 전체 44만㎡ 가운데 절반인 22만3017㎡ 면적의 1단계 반환구역이다. 나머지 2단계 반환구역은 올 8월 제빵공장이 평택으로 이전돼야 건축물 자료·열쇠가 확보된다.

1단계 구역에서도 정화 작업이 벌어지는 북측 부지를 제외한 남측(11만3056㎡)이 우선 개방 대상이다. 남측 부지 역시 토양 오염이 일부 확인된 상태다. 시는 남측 부지의 오염된 토양을 북측 정화구역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지만, 국방부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수 오염도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부평구가 지난해 9월 캠프마켓 인근 7개 지점에서 지하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1곳에서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 0.133㎎/ℓ가 검출됐다. 기준치(0.03㎎/ℓ)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