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16일 열린 새해 첫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남부지방경찰청

"책임 수사의 원년으로 삼겠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올해 목표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배 청장은 16일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 조정을 열망한 시민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사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만큼 공정하고 중립적인 수사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장 큰 과제"라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추진사항에 관해서 설명했다.

배 청장은 이번 주 안으로 지방청 2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책임 수사 실무추진단'을 설치해 전문성과 공정성, 책임성을 높이는 정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수원남부경찰서, 수원서부경찰서, 부천원미경찰서, 성남분당경찰서, 용인동부경찰서 등 5곳에 사건관리과를 신설한다. 이 부서에서는 사건접수부터 수사 진행 과정 모두를 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다. 내부통제를 이중·삼중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경찰은 신고와 고발 건 등에 대해서 기능별로 사건을 접수하고 배정해 왔다. 예를 들어 사기 등 수사부서에서 다루는 사건은 '수사과'로만 접수됐고 배정도 해당 부서에서 직접 했다. 그렇다 보니 청탁 등에 취약할 우려가 컸다.

배 청장은 "앞으로 사건접수와 수사 진행을 각기 다른 부서에서 진행한다"며 "시범 운영한 후 기능을 보강하거나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민주적 형사사법 체계가 첫발을 내디딘 뜻깊은 해"라며 "정의로운 법 집행과 도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밝혀진 경찰의 잘못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배 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잘못을 이제라도 규명해 다행"이라며 "경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이를 거울삼아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과 대등한 치안 수요를 담당하는 경기남부경찰 운영방안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배 청장은 "그동안 남부청은 범죄 예방과 사건수사를 부장 1명이 담당했기에 업무 가중으로 주요 사건 발생 시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올해 수사부 신설로 전문적인 지휘와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도내 증가하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변화한 정책을 시행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처벌 위주 대응 체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법원·교육청과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그는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학부모 폴리스 등 시민단체와 지속해서 협력하겠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 화해를 통해 피해 복구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 청장은 "경기남부경찰은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지역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