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구나 어망 같은 어업 장비를 둘 곳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천 소래포구 어민들이 올해는 근심을 한결 덜게 된다. <인천일보 2018년 12월28일자 2면>

남동구는 올해 본예산에 소래포구 어구적치장 조성 예산 5000만원을 반영했다고 16일 밝혔다.
어구적치장은 시유지인 논현동 66의 86(2625㎡)에 만들어진다. 예산은 이 부지 바닥 정비와 펜스를 설치하는 데 쓰인다.

소래포구 어구적치장 설치는 어민들 숙원 사업이었다. 어구적치장이 없어 어민들은 소래대교 아래나 주변 도로에 장비들을 임시로 쌓아두고 사용해 왔는데 불법 적치다 보니 구로부터 지속적인 제재를 받아 왔다.

지난해 1월 구가 불법 어업 장비 적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과 고발 예고까지 하자 어민들은 사비를 들여 각자 적치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에 따르면 소래포구에는 배 170척이 등록돼 있다.

적치장이 들어설 논현동 부지는 어민들이 수십 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어구를 적치해 왔던 곳인데 인천시가 2012년 소래생태습지공원과 소래포구 어시장을 연결하는 공원정비사업을 하면서 '공원' 부지로 만들어 소유권을 정부로부터 이관 받았다.

당시 어민들은 공원정비사업을 하면서 합법적인 어구적치장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고 적치물을 치웠지만 결국 적치장은 만들어지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렀다.

어구적치장 조성 예산은 확보됐지만 올 상반기에 당장 적치장이 만들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적치장 땅이 '공원' 부지라 이를 해제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역을 진행 중인데 3월 이후 끝날 것 같다"며 "어민 편의를 위해 최대한 빨리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