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촉구대책위, 이사장 횡령·비도덕적 행위 자행 주장
임원진 등 해임 요구 … 이사장측 "동생의 이사회 장악 시도"

6·25전쟁 직후인 1957년 전쟁고아를 돌보기 위해 설립된 부천 소재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가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현 대표이사의 시설후원금 횡령과 발달장애인·직원들에 대한 비도덕적 행위 등이 자행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백십자사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법인 백십자가의 반복지적이고 비정상적인 운영 행태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 이사장이 2013년부터 시설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돼야 할 약 5억원의 시설 예산을 가져갔고, 이를 위법한 특별회계로 만들어 운영하며 본인의 급여는 물론 외제차나 고급호텔, 리조트 회원권 등을 구입했다"며 "또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기능보강사업과 모금사업 등을 중단시켜 시설을 어렵게 했으며 직원들에게 갖은 폭언과 인격모독은 물론 후원까지 강요하고 발달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5개월전에 현 이사장에 대해 해임명령을 내렸으나 현재까지 이행하고 있지 않는다며 대표이사 및 임원진 전원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는 지난 1957년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 1976년부터는 장애아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천과 경기도에 총 19개소의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연간 13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위는 "백십자사가 현재의 구조로는 정상적인 법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경기도는 비정상적인 법인운영 책임자인 백십자사 임원진 전원을 즉시 해임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 또 백십자사에 대한 특별감사와 행정처분 이행상황 공개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사장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고당한 동생의 '이사회 장악' 시도 움직임이며 법인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라 주장했다.

이사장측은 "지난 2016년 막내 동생인 임성현 전 원장의 지난 20년간 약 10억원 이상 촉탁의사 인건비 및 후원금, 시설공사리베이트 등 횡령사실이 드러났다"며 "결국 동생이지만 대표이사로서 이사회 보고 및 의결을 통해 해임을 결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모든 법적 판결이 끝났고, 그 중 일부 행정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 등은 '백십자사 정상화'라는 자극적인 언론플레이로 경기도청 및 경기도교육청 등 공권력을 이용해 또다시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선친의 뜻을 이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백십자사를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제 이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