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보건소들이 자체 배출하는 의료폐기물을 제멋대로 관리한다는 지적(인천일보 2019년 11월5일자 19면)이 제기된 가운데, 일선 보건소가 의료폐기물을 부실하게 관리하다가 인천시 감사관실에 덜미를 잡혔다.

1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종합감사에서 동구보건소의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을 적발했다. 국내에선 의료폐기물을 폐기물 수집·운반 전문업체를 통해 반출한 뒤 전량 소각 처리하고 있다.

동구보건소는 이 과정에서 폐기물 전자정보처리 프로그램(올바로 시스템)에 의료폐기물 배출량을 직접 입력하지 않고 이 업무를 수집·운반업체에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 위험성이 있는 의료폐기물을 허투루 관리한 셈이다. 다만 올바로 시스템에 입력된 의료폐기물들이 이미 처분됐기 때문에 배출량 허위 기재 여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의료폐기물 보관 문제도 지적 사항에 올랐다. 의료폐기물은 감염 위험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밀폐된 전용 보관창고에 보관해야 하고 주 1차례씩 약물 소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 보건소는 표지판도 없이 청사 지하 계단 빈 공간에 의료폐기물을 보관하면서 소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의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이 시 감사로 확인되면서 인천 내 전체 보건소를 대상으로 감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종선 한국의료폐기물전용용기협회 사무총장은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은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관리 부분에 대한 감사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인천 전 보건소들에 의료폐기물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안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