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중앙어린이 교통공원 입구에 놓인 색 바랜 안내도.

▲ 시설물에는 먼지와 낙서가 가득하다.

"날이 좋을 때 어린 아이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던데 안전한지 의문이네요."

10일 오전 11시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중앙어린이 교통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원 안내도가 보였다. 색이 바랬을 뿐 아니라 먼지가 쌓여있는 안내도를 시작으로 낙서가 된 시설물들이 방치돼 있었다.

주민 김모(58)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린 아이들이 와서 교육하는 모습을 봤는데 시설이 너무 낡아서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천지역에 어린 아이들을 위한 교통안전 교육시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린이 교통공원이 있는 곳은 미추홀구와 동구, 부평구, 계양구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 탓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부족한 체험형 교통안전 교육시설을 대체할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허현주 인천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안전이 중요시되는 시기인데 아이들은 데리고 갈만한 곳이 인천에 별로 없다"며 "교통안전 교육시설이 지자체별로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어린이집에서 지자체에 건의를 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호소했다.

그나마 기존 시설들도 협소하고 낡아 체험형 교육을 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이날 찾은 미추홀구와 동구 교통공원은 시설 대부분이 페인트칠이 벗겨지거나 노후화됐다.
이들 지자체는 뒤늦게 낙후된 시설들을 보수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1993년에 만들어진 시설이다 보니 지금은 많이 노후화된 상태"라며 "중간 중간에 필요할 때마다 보수를 하긴 했다. 올해 국비와 시비, 구비를 투입해 새 단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연구원은 찾아가는 체험형 교통안전시설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교통안전 교육을 위해 버스 내부를 개조해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석종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장 신축 건물을 만드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으니 찾아가는 체험형 교통안전시설을 도입해 단기적으로 교육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며 "기존 건물에 대한 시설 개선을 할 때는 이론보다는 체험형 시설 위주로 해야 하며, 다양한 연령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