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덕 회장 당선은 이변" 내부 술렁
시와 갈등빚은 전적 탓 긴장감 팽배
사실상 '살생부' 거론되는 등 뒤숭숭
"괜한 걱정 … 일단 지켜봐야" 의견도
"솔직히 선거 결과에 모두가 놀랐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체육회장 선거 결과를 놓고 인천시체육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과거 강 회장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는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살생부라고 할 수 있는 명단이 거론되는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면서 체육회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한편에선 "강인덕 회장이 승자로서 포용하지 않겠느냐. 결과를 의연하게 받아들이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다수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8일 선거 종료 후 당선증을 받고자 체육회에 들른 강 회장이 모여 있는 직원들 앞에서 한 "난 여기서 쫓겨났던 사람이다"라는 발언은 직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 발언에는 강 회장 자신이 과거 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재직 중 2018년 6월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 이후 인천시와 갈등을 빚다 2019년 1월 체육회에서 물러날 때까지, 해당 시기에 대한 상황인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억울하고 분하다'는 심정이 압축적으로 녹아있는 것.

따라서 당시 강 상임부회장과 다른 인천시 입장에서 일처리를 하며 어쩔 수 없이 각을 세워야 했던 일부 간부 직원들의 경우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강 회장은 그 때 본인 방(상임부회장실)에 난방을 차단했던 일과 본인이 타던 차량을 위약금까지 물며 대여업체에 반납했던 체육회의 조치를 모욕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지금까지도 이를 상당히 괘씸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고 알려진 일부 경기가맹단체 관계자나 지도자들 역시 해당 종목이나 팀이 향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강 회장과 가장 대척점에 서있던 곽희상 사무처장이 가장 먼저 결단을 내렸다.

임기가 1개월쯤 남은 곽 사무처장은 8일 저녁 선거결과 발표 직후부터 거취를 고민하다 15일자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9일 직원들을 통해 강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괜한 걱정일 수 있다. 첫 민선회장으로서 포용과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체육인은 "선거는 이미 끝났다. 이제 승자가 품고 가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모두 잊고, 인천체육 발전을 위해 서로 돕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16일 공식 취임하는 강인덕 회장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그냥 현 업무에 충실하면 된다. 누가 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본다는 등 설왕설래 하지말기를 바란다. 앞으로 내가 알아서 할 문제다. 다만, 2월쯤 민간 체육회장 시대에 걸맞은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