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데다 공항·항만있어 확산 우려
▲ 중국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과 관련해 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중국에서 입국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국내에서 처음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증상자가 나오자 인천지역 지자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인천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경로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언제든지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어서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폐렴 증상을 보이는 중국인 의심 환자가 전날 국내에서 발생된 것과 관련, 이 의심 환자에게 나타난 폐렴 병원체 분석에 주력 중이다.

아울러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의 정보를 병원에 제공해 환자 발생 감시를 강화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전날 오전 계양역 화장실과 열차 바닥에서 다량의 피를 발견한 시민이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폐렴 또는 결핵 환자가 각혈한 것으로 오인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요원이 피를 토한 사람을 찾아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다행히 원인 불명 폐렴 환자는 아니었다.

중국과 인접한 인천은 특히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중국인 방문이 잦은 지역이다.
인천시는 지난 3일부터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의심 환자 발견 시 대응 절차가 적힌 안내서를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우한시 방문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김혜경 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현재 중국 인근 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및 국내에서도 처음 의심 환자가 발생해 시민들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간 경험을 토대로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에 준해 대응하고 있으며 의심 환자 발생 시 격리 입원 치료와 접촉자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군·구 보건소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감염병 유입에 대비해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누리집과 구 소식지, SNS 등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추홀구 보건소 관계자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14일 이내 발열과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 증상이 있거나 24일 이내 폐렴이 발생한 경우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1339) 또는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우한시 보건당국은 이날 폐렴 집단 발병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초기 판명했다는 공문을 주중 한국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준·정회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