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파바로티'
세계가 사랑한 테너로서의 삶과
유쾌·순수한 인간적 매력 그려내
▲ 영화 '파바로티' 스틸컷들

"100년 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한 인간으로서요." 누군가의 질문에 파바로티는 머뭇거렸다.

영화공간주안에서 상영 중인 영화 '파바로티'는 이탈리아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사망 전 노년의 파바로티를 인터뷰한 질문을 초반에 배치하며 앞으로 영화가 담을 내용을 명시한다. 바로 대단한 명성과 인기, 실력에 가려진 파바로티의 인간적인 면모다.

1961년 오페라 라보엠에서 로돌포 역으로 데뷔한 그는 2007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세계적인 슈퍼스타였다. 바리톤이나 소프라노에 비해 자연스럽게 내기 어려운 음역대인 테너로서 '하이C(3옥타브 도)'를 완벽하게 소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파바로티는 클래식과 성악계 한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해외 록 스타들과의 협연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며 대중문화계까지 지평을 넓혔다.

영화는 거장의 음악 세계를 시간 순서대로 소개하는 한편 이면에 드리워진 찬란했던 그의 삶을 함께 녹여냈다. 그와 가까운 관계를 맺은 이들의 구술 자료가 주요 화자 역할을 했으며 여기에 유년 시절 파바로티와 가족 등 주변 인물의 사진과 영상 등이 쓰였다.

영상 속 파바로티는 유쾌하고 순수하며 사람을 잘 믿었다.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며 열정적으로 대하는 그의 태도는 노래를 부를 때도 보일 듯 선명한 목소리로 나타난다.
이 다큐는 2번의 외도를 포함한 호색한의 모습마저도 쿨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다루며 그를 추억한다.

무엇보다 영화의 가장 큰 묘미는 마치 파바로티 콘서트를 보는듯한 음악적 즐거움이다. 이탈리아와 미국 등 세계 각국 공연 실황을 소개하며 특히 1990년 로마 월드컵 전야제에서 열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의 '쓰리테너 콘서트'를 스크린에서 생생히 재현했다.

영화 '파바로티'는 1월15일까지 영화공간 주안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 주중 6000원, 주말·공휴일 8000원.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사진제공=영화공간주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