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 면한 영국 식민지 브리티시컬럼비아는 19세기 중반 재정난에 봉착해 미국 또는 캐나다와 합병을 모색하고 있었다. 밴쿠버에 모인 대표들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해주는 나라와 합병하기로 했고, 캐나다 연방이 미국에 앞서 이를 수락함으로써 1871년 6번째로 캐나다 연방에 가입했다. 로키 산맥을 관통하는 난공사 끝에 1885년 대서양 도시들과 태평양의 밴쿠버를 연결하는 철도가 완성되었다.

▶세계 최장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도 19세기 중반 청나라로부터 극동 지역을 할양받은 제정 러시아가 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1891년 착공해 25년만인 1916년에야 개통되었다. 장장 9289㎞에 달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재정난에 봉착했으나 프랑스와 벨기에로부터 차관 도입으로 완공될 수 있었다.

▶20세기 후반에는 1964년 일본의 신칸센(新幹線)이 고속철도의 막을 올렸다. 이어서 프랑스가 1981년 TGV로, 독일은 ICE로 유럽대륙에서 고속열차 시대가 열리고 중국에서도 고속철도로 전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면서 교통수단의 총아로 등장했다. 20세기에 들어와 고속도로와 항공편에 밀린 미국에서도 대도시 간의 고속철도 건설이 뒤늦게 시작되고 있다.

▶세계 철도역사는 경제개발과 군사적 목표에 따른 철도 건설과 함께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국가 통합 차원의 개발이었다. 한때 자동차와 항공기에 밀렸던 철도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개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간 교통은 물론 지역교통에서도 지하철과 노면전차와 함께 광역급행철도에도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정치인들은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철도 건설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표심을 겨냥한다. 인천에서도 GTX-B 노선 건설이 확정된 상황에서 금년에는 수인선이 완전 개통되고, 제2경인선, 제2공항철도와 수도권 지하철의 연장과 함께 수도권 서부지역의 GTX-D 노선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철도 건설은 건설 기간과 재원 문제 때문에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모처럼 철도건설이 교통혁신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 철도시설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보완하는데도 지방 정부와 정치인들의 관심이 아쉽다. 우리나라 유일의 경인 복복선 1호선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또한 철도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민자 역사를 개선하는데도 특단의 대책이 있었으면 한다. 기존 철도 시설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는 지혜가 아쉽다.

/신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