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였던 경인고속도로가 '인천대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인천의 품으로 돌아왔다. 1968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과 인천항을 이어온 이 도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도시 팽창으로 인천 중심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주변은 어느새 옹벽과 방음벽으로 가로막혀 도심 중심부가 그늘진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시는 도시 단절의 원인이었던 방음벽과 옹벽을 허물고 주변지역 재생을 통해 인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고속도로 일반화를 추진했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지하도로를 설치해 차량은 지하로 운행토록 하고, 상부는 공원·녹지로 전환해서 도시 단절을 해소하고 주변지역은 일반화에 맞도록 지구단위계획 등의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해 원도심 재생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계획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없어지면서 자가용으로 인천항에서 서울까지 30분가량 소요되던 시간이 1시간 정도로 늘어날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대두됐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는 해외 선진 정책을 교통 문제 해결 방안의 핵심으로 생각했다. 일반화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도심 균형발전과 대중교통 체계 개선이다. 따라서 인천대로의 일반화에도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또는 트램을 도입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존의 BRT를 획기적으로 개선·보완한 고급 BRT(S-BRT) 시범사업 공모에서 인천대로(인하대~서인천나들목)가 시범 노선으로 선정됐다.

기존 BRT는 현재 세종시 등 광역 BRT 4개 노선(114.5㎞), 도시 BRT 19개 노선(150.5㎞)이 운영 중이지만, 운행 속도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기존 BRT와 달리 정부가 추진하는 고급 BRT는 외부 차량과 분리된 전용 주행로를 설치하고, 교차로는 우선신호 또는 입체화를 시킴으로써 지하철 수준의 평균 통행속도 25~35㎞/h 유지한다. 도착 예정 시간 대비 2분 이내의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BRT는 버스 차량을 사용했으나 고급 BRT는 전기 또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출입문 3개 이상의 대용량 버스를 도입해 철도 수준의 주행감을 갖추게 된다. 정류장도 도로 중앙에 섬 식으로 설치해 지하철과 같이 사전요금 지불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정류장 내부에는 냉난방과 BIS 등을 완비하고 평면 승하차가 가능토록 하는 등 최고급의 교통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새로운 친환경 대중교통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사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해 화석연료차량 운행을 줄이고 친환경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하철·트램과 같이 대량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교통수단은 이미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대중교통이다. 한발 더 나아가 스위스는 15초 만에 충전이 가능한 전기버스를 개발해 상용화 준비 중이며, 프랑스 파리 센강에는 100% 전기 동력을 사용해 물 위를 달리는 수상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전남 순천시에서도 100%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스카이큐브'라고 불리는 소형 무인궤도차를 순천만에 건설해 관광객들에게 교통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정부 공모에서 인천대로 인하대~서인천나들목 구간이 시범노선에 선정되면서 이 지역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지하철 수준의 획기적 대중교통 서비스와 친환경 운영으로 정주 여건이 비약적으로 개선돼 주변 원도심 재생을 견인하는 장점도 생긴다. 이와 함께 경인고속도로 탄생 이유였던 내항까지 고급 BRT 노선을 연결한다면 서울까지의 논스톱 대중교통 간선화가 구축됨으로써 내항 재개발에도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0년 동안 도심 한가운데를 방음벽으로 단절했던 그늘진 곳에 도로 폭 50m 중 녹지 40m 폭을 확보해 도심 중앙의 생태 중심축을 만들고, 이 축 위에 S-BRT로 주변 도시재생의 핵심축을 구축해 나가 진정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태안 인천시 도시재생건설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