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조선, 실학을 독하다] 7. 동무 이제마 - (5)'격치고(格致藁)', 이 책이 천리마가 되지 않겠는가?
[아! 조선, 실학을 독하다] 7. 동무 이제마 - (5)'격치고(格致藁)', 이 책이 천리마가 되지 않겠는가?
  • 인천일보
  • 승인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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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삶을 위해선 '오복'이 필요하다
▲『격치고』권3, 「독행편」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이야말로, 선생이 주창하는 사상의학의 단초인 지인지학(知人之學)이이다. 선생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사람의 성실과 거짓에 대해 알면 의심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으면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세상을 벗어나 은둔하여 중용에 힘쓰고,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않는다.(知人誠僞則不惑 不惑則正心 正心則不動心 不動心則遯世中庸而無悶)

 

선생은 사람에 대해 알려고 한다면 비록 온갖 지혜를 다 동원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성실함이 확립되어야 하고 자신의 성실함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끝내 사람의 거짓을 알고 그 마음을 알 수 없다(欲知人者 雖竭智千百 而若己誠不立 則終莫能知人之僞 而悉其情也)”고 하여 사람을 안다는 것이란 인간 심성과 거짓을 아는 것이며 사람을 아는 전제조건은 자신의 성실을 먼저 확립해야한다고 말한다. ‘성실하지 않으면 사람의 거짓과 그 심정을 알 수 없다가 선생이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요지이다.

 

1조목: 선생은 사람을 네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서 파악했다. 이는 선한 인간형이다.

예자(禮者): 밝고 성의가 있다.

인자(仁者): 즐겁고 편안하다.

의자(義者): 가지런하고 단정하다.

지자(智者): 도량이 넓고 활달하다.(禮者顯允 仁者樂易 義者整齊 智者闊達)

 

이는 선생의 사상의학의 바탕으로 예의 바른 자-태양인, 어진 자-태음인, 의로운 자-소음인, 지혜로운 자-소양인이다. 선생은 <맹자>의 사단(四端, 仁 義 禮 智)을 인용하여 네 인간형을 만들어 놓았다. 사람을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이다.

 

3조목: 인간 유형을 비루한 자, 경박한 자, 탐욕스런 자, 나약한 자 네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는 악한 인간형이다.

비자(鄙者): 비루한 자는 견문이 좁고 탐욕스럽다- 권세를 탐하는 인간형이다.

박자(薄者): 교활하고 간사하다-명예를 탐하는 인간형이다.

탐자(貪者): 교만하고 제멋대로이다-재물을 탐하는 인간형이다.

나자(懦者): 사기치고 속인다-지위를 탐하는 인간형이다.(鄙者陋婪 薄者狡回 貪者驕橫 懦者詐僞)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앞서 살펴 본 선한 인간형인 예자, 인자, 의자, 지자의 경우와는 다르게 비자, 박자, 탐자, 나자의 특성은 설명이 지리할 정도로 길게 서술하고 있다. 선생은 선은 성인, 군자, 소인에게 모두 한가지로 같기 때문에 알기 쉽지만 악과 소인의 마음은 백가지 만 가지로 다르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느낀다. 나를 속이려는 자의 마음을 알아내기란 보통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격치고> 부록 제중신편(濟衆新編) 오복론(五福論)

부록 제중신편여러 대중의 삶에 지침이 되는 글이다. 건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양생에 있어서 마음을 다스림이 중요하다는 의학철학적 논의가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다.

오복론(五福論)

기존의 식색재명수(食色財名壽)가 아니라 타고난 수명을 다하는 수(), 마음씀씀이가 아름다운 미심술(美心術), 책읽기를 좋아하는 호학서(好學書), 재산을 일구는 가산(家産),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행세(行世)이다. 그 이유를 선생은 이렇게 적어 놓았다. 선생 글은 뫼비우스 띠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어 설명한다.

 

타고난 수명을 다하지 못하면 마음씀씀이가 아름다워도 이익될 게 없고 마음씀씀이가 아름답지 못하면 책을 읽어도 쓸데가 없고 책을 읽지 않으면 집안에 재산이 있어도 성공할 수 없고 집안에 재산이 없으면 세상에 나가 활동해도 실속이 없다.(不得壽則 美心術而 無益 不美心術則 讀書而 無用 讀書而 無用不讀書則 家産而 無成 不家産則 行世而 無實)

선생은 8조목에서 아예 책 읽는 군자가 훌륭한 사람(讀書之君子 上人)”이라 하였다. 천학비재(淺學菲才)인 나로서는 책 읽고 글 쓰며 매일 고통을 절감한다. 내 그래도 선생이 말하는 오복 중 호학서란 복은 있나보다 생각하니 조금은 이 글을 쓰는 게 위로된다.

(다음 회는 풍석(楓石) 서유구(徐有榘,17641845)를 읽어본다.)

 

▲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문학박사)은 인하대학교와 <br>​​​​​​​서울교육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고전을 읽고 글을 쓰는 고전독작가이다.<br>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문학박사)은 인하대학교와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고전을 읽고 글을 쓰는 고전독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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