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매·할배 … 딱 맞는 곳서 똑소리 활약

▲ 안산 화랑유원지 내 시니어카페 '카페화랑'에서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어르신들이 매장을 찾은 윤화섭 안산시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하철역사 주변과 전기차충전소 정화 활동 중인 어르신들(맨 위부터 시계방향).

▲ 문화재 주변에서 이용자 편의를 위해 정화 활동 중인 어르신.

▲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동 돌봄에 보육 보조활동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

맞춤형 일자리로 복지망 확충

바리스타·토스트점·아이 돌봄

문화재 보호·환경정화 등 책임

올해 65개 유형 4000여명 활동


안산시 곳곳에서 新(신)청춘시대로 불리는 시니어 세대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미 사회적으로 정년을 맞은 시니어 세대는 지난해 카페 운영과 청결유지 등은 물론 문화재 관리와 돌봄, 시설물 관리까지 4개 유형 58개 사업에서 노익장을 뽐냈다.

시는 올해 사업량을 늘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노인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통한 복지망 확충에 나선다.

6일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안산시 내국인 인구 65만1777명 가운데 6만6079명은 만 65세 이상으
로, 전체 인구의 10.13%를 차지하고 있다.

시는 전체 내국인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노인에 해당하는 만큼 노인들의 경제활동과 건강한 노후를 위해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955명을 대상으로 58개 유형으로 진행된 일자리 사업은 올해 65개 유형 4028명으로 확대되며 전기차 충전 사업, 지하철 안내 도우미 등 시대흐름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도 추가된다.

시는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철저히 진행하는 한편, 상해(산재)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사업은 만 65세 이상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나눠 진행되며, 대다수 10~12개월 근무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사회적 활동이 적어 힘든 노년생활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기쁘게 일하며 소득도 벌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하루 보내는 新청춘들

지난 한 해 안산시는 안산시니어클럽, 안산실버인력뱅크, 상록구·단원구 노인지회, 상록구·단원구·동산 노인복지관 등 7개 기관과 함께 '2019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노인은 58개 사업에 3955명으로 ▲공익활동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인력파견형 등 4개 유형으로 나눠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안산 화랑유원지에 문을 연 시니어카페 '카페화랑'에는 평일에도 북적인다. 화랑유원지 한가운데 관리소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카페는 건물 벽 3면이 통유리로 둘러싸여 숲에 운치를 즐기며 커피 한 잔을 즐기기 적합하다.

공원 내에서도 눈에 띄는 이곳은 60세 이상 어르신 12명이 바리스타 교육과 실습을 거쳐 하루 3~4시간씩 교대 근무하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저마다 손기술을 활용해 아메리카노부터 카페라떼, 카푸치노, 카라멜마끼아또까지 다양한 커피류는 물론 대추·유자·모과차, 생과일주스 등 다양한 음료를 제조해 판매한다.

상록구 사동 1540의 1에 위치한 토스트전문점에서도 노인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근처에 있는 학생들에게 맛좋은 토스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입소문이 자자하다.

길거리토스트부터 햄치즈스페셜, 불갈비스페셜 등 메뉴도 다양하다. 학생들의 입맛을 맞춘 어르신들의 손맛은 동네를 넘어 일대를 매혹시키고 있다.


◆자식 키워낸 손으로 안산시 미래를 돌본다

"어르신들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 싶었어요."

안산시에 있는 유치원 6곳과 어린이집 49곳에는 지난 한 해 171명의 어르신이 직접 아동을 보살피며 부족한 돌봄 인력에 힘을 보탰다.

이미 아이를 다수 키워본 어르신들의 관록은 이곳에서 특히 빛났다. 오랜만에 아이를 돌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교육도 진행한 터라 아이들은 이들의 보살핌 하에 맘껏 뛰놀 수 있었다.

아이들 보살피는 데 많은 손이 가는 만큼, 이들의 역할도 책 읽어주기와 놀아주기부터 보육시설 환경개선, 화단 관리, 급식 지원, 아동 보호, 정리정돈까지 다양했다.

연륜과 지혜를 갖춘 노인들의 보육 보조역할은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안전까지 보장돼 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보육시설 외에도 지역아동센터도우미에도 노인 44명이 배치돼 학습지 지도부터 급식조리, 환경정리까지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노인들은 사회 참여와 소득제공을, 수요 어린이와 부모들은 돌봄 공백 해소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시는 올해도 다양한 돌봄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안산시 구석구석 꼼꼼하게 光낸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을 가진 노인들은 또 안산시 곳곳에 흩어져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안산을 대표하는 위인 중 한 명인 성호 이익선생묘를 비롯해 문화재 5곳에 배치된 노인 10명은 문화재 주변 정화활동과 문화재 보호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들의 손으로 관리되는 문화재는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많은 시민이 휴식을 위해 찾는 공원 10곳에도 노인 40명은 쓰레기 청소부터 잡초 관리, 시설물 관리 등
공원 관리에 매진 중이다. 시민들이 항상 찾는 만큼 때가 타고 더러워질 수밖에 없지만, 이들의 노력 덕에 깨끗한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공공기관에서 청사 관리에 나서는 노인과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전철역 주변, 버스정류장 주변 등 안산시 곳곳에서 깔끔한 정화 활동을 하는 이들 덕분에 시민들은 깨끗한 하루를 맞고 있다.

윤화섭 시장은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없어서는 안 될 일을 정년을 맞은 어르신들이 나서 열심히 해준 덕에 깨끗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양한 경제활동과 신체 활동을 통해 많은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시 입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