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 참사 공적기록집 발간
'외쳐도 채워지지 않는 말, 딸 사랑해. 엄마가.'

지난해 10월28일부터 11월3일까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인현동 화재 참사 20주기 추모전.

'슬픔을 넘어 치유의 공간으로'를 주제로 한 전시장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쓰인 편지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편지글들로 첫 장을 여는 인현동 화재 참사 공적 기록물이 발간됐다.

20년의 세월을 보듬은 추모 전시로 시작하는 기록집에는 당시 공공 문서와 수사 자료, 관련 보도 등이 담겼다.

기초 자료집 성격을 띠는 이번 기록물을 바탕으로 인현동 참사를 공공의 기억으로 복원하는 책자도 제작된다.

5일 '인현동 화재 참사 20주기 추모준비위원회'가 펴낸 공적 기록집은 총 209쪽 분량이다.

인천시교육청 학생문화회관이 제작에 참여했다. 300부가 인쇄된 기록집은 유가족과 교육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에 배포된다.

기록집은 청소년 일탈로 매도되고, 기억에서 잊힌 인현동 참사를 사회적으로 치유하는 데 첫발을 뗐다는 의미를 지닌다.

추모준비위와 인천시, 시교육청은 기록집 자료를 보완하고 유족의 기억과 구술 증언 등을 모아 책자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장한섬 추모준비위 총무는 "새로 제작할 책자는 파편화되고, 왜곡된 기억을 되돌아보면서 미래 세대와 소통하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회도 책자 제작을 앞두고 참사 당시 행정기관 문서를 공개해 달라는 호소문을 최근 시에 제출했다.

박재성 시 공동체협치담당관은 "관련 부서를 통해 당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조만간 협의 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김신영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