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행복한 골목 만들겠다

작년엔 … 주안1구역·용현동 세진빌라 등 주민이주·철거 갈등 봉합
올해는 … 명예사회복지공무원 확대해 소외이웃 주거환경 개선 노력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은 지난해 연차 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못했을 정도로 바쁘게 달려왔다.

취임 후 지역 골목골목을 다니며 구정 운영에 힘써 온 그는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의 취임과 동시에 구 명칭 변경으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미추홀구는 재개발 정비 사업이 밀집해 있어 주민 민원이 많은 곳이다.

민원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로 구청 앞이 조용할 날 없다.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그는 현장 방문을 통해 상황을 정면 돌파하며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다.

최근에도 철거를 앞둔 주안1구역을 찾아가 이산가족이 될 위기에 놓인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들이 임시 거처에 머물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연말부터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나 악수를 건넨 탓에 손목 인대가 늘어나 2개월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김 구청장은 새해 미추홀구의 계획을 말하면서 미소와 포부를 잃지 않았다.



▲주민 속앓이 했던 현안 해결

김 구청장에게 지난 한 해는 자랑할 거리가 많은 시기였다. 수년간 주민들의 골칫거리였던 현안들이 하나 둘 해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주안1구역 철거가 진행될 때 장애인 거주시설을 찾아갔어요. 17년간 가족처럼 한 공간에서 지내 온 분들이라 법이 우선이더라도 강제로 내쫓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죠. 조합과 논의 끝에 시설 이전이 추진될 때까지 임시로 머물 거처를 찾을 수 있었어요."

재개발 정비 사업 과정에서 조합과 주민 간 갈등을 해결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김 구청장은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자세로 조합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들의 사정을 전달했다.

"주안 재흥시장도 재난 위험시설물로 지정됐지만 보상 문제 등으로 철거가 쉽지 않았어요. 최근에야 철거가 마무리됐죠. 이런 사안들의 경우 주민과 조합 등 양쪽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용현동 세진빌라 또한 미추홀구의 오랜 해결 과제로 꼽히는 현안 중 하나다. 건물 노후화가 심해 주민들은 붕괴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구는 이 일대를 철거하고 쉼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보상비 마련이 쉽지 않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김 구청장은 국비 확보에 나섰고 인천시와 협의를 거쳐 쉼터가 아닌 통일회관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세진빌라에 대한 국비 지원이 결정됐어요. 최근 군·구 행정실적 종합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받은 2억5000만원을 빌라 매입비로 우선 투입했죠. 세진빌라 철거는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만큼 지방재정수입 등이 느는 대로 예산을 확보해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려고 합니다."


▲골목골목이 행복한 미추홀구

골목에 대한 김 구청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골목으로부터 주민들의 행복이 시작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명예사회복지 공무원 제도가 미추홀구에서 유독 잘 자리 잡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에는 명예사회복지 공무원들이 무려 1000여건에 달하는 위기 사례를 찾아냈다.

"미추홀구는 아직까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이 많아요. 전담 사회복지공무원이 배치돼 있지만 한계가 있죠. 고심 끝에 찾은 해결책이 명예사회복지 공무원 제도입니다.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위촉된 분들은 무보수로 일하면서 골목골목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고 계세요. 올해는 미용실과 세탁소 등 지역 상점과 수도검침원 분들까지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위촉할 계획입니다."

올해 미추홀구의 구정 목표는 쾌적한 골목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새해에도 청소행정을 우선순위로 두고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반주택의 경우 집 앞 쓰레기 수거를 새벽에 한 차례 하고 있는 기존 방식을 강화하고 기동반 운영을 통해 오전에 한 번 더 수거할 계획이에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골목, 어려운 이웃들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골목, 여성과 아이들,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골목. 그 안에서 함께하는 미추홀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