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루원시티 사업 부지는 십수년째 황무지로 묵혀 있었다. 도시 이미지 저하를 우려해 한때 광대한 철거 부지들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런 루원시티가 최근 2~3년새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인천시 행정복합타운 건립 등의 미래 청사진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핵심 사업인 루원시티 내 인천시 제2청사 건립이 수개월째 멈춰섰다고 한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간의 교육청 이전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2022년 착공을 목표로 한 루원 제2청사 사업의 기본 골격마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인천시는 지난해 7월 '공공청사 균형 재배치를 위한 정책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인천시교육청에 대해 루원시티 또는 인천 서구 심곡동에 소재한 인천시 인재개발원 부지에 교육청 청사를 이전하는 2가지 선택지를 제안했다. 인천시 교육청이 서구로 옮겨가면 현 교육청 청사를 활용해 흩어져 있는 인천시 행정 기능들을 통합 수용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인천시 신청사 건립을 대체할 수도 있게 된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육청 청사 이전 협의를 계속 중이다. 2가지 선택지 중 인천시 인재개발원이 루원 제2청사로 옮겨가면 그 자리에 교육청이 들어간다는 데까지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전에 따른 제반 비용의 부담을 놓고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20년이 넘은 현재 인재개발원 건물의 리모델링과 증축 비용을 인천시가 모두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용 부담에 대한 양자 간의 제시안이 수십배까지 벌어져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처럼 협의가 공회전하게 되면 기본방향을 정하는 '공공청사 균형 재배치를 위한 정책연구'의 완성조차 기약이 없게 된다. 큰 틀에서는 합의해 놓고 각론에서 다투는 모습이다.

인천시나 교육청이나 인천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들이다. 시민들의 세금을 아끼면서 균형발전을 지향한다는 목표는 같다. 지속가능한 인천 발전을 위해서는 대승적 타협을 통해 루원 행정복합타운 건설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