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Made 인(人) 인천' '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 꽃'
국립민속박물관, 1970·1980년대 인천공단 노동문화유산
동일방직, 코리아스파이스 노조위원장

1970~1980년대 노동운동가인 이총각(72·동일방직 전 노조지부장), 박남수(74·코리아스파이스 전 노조위원장)씨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박양우) 표창을 받았다.


이총각, 박남수 위원장은 도시민속조사인 '인천공단 노동자들의 생활문화'의 준비 과정에서 이미 잊혀졌거나 역사속에서 사라질 뻔 했던 공장의 생산과정, 노동자생활, 공단문화, 소장품 기증 등을 해 준 공로다. 또한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 특별전 '메이드Made 인(人) 인천'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번 표창은 국립민속박물관측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수상 후 "국립민속박물관 2019년 '인천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에 그동안 보관해온 자료를 제보한 것이 여러 노동자들 것과 모아지고 학예사들의 열정적인 연구·기획 통해 장기간 성공적으로 전시되고 보고서와 도록이 발간됐다. 참여한 사람들 중에 대표로 표창을 받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표창을 받은 이총각, 박남수 위원장은 1970~1980년대 인천지역 노동운동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 이총각 동일방직 노조지부장

이총각 노조지부장은 2019년 10월 26일 [메이드인 인천-갤러리토크] '노동자의 삶,굴뚝에서 핀 잿빛 꽃'에 출연해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본보 2019년 10월 28일자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995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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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동구 만석동 소재 ㈜동일방직에서는 1966년경부터 가톨릭노동청년회, 인천산업선교회 쪽의 도움을 받으면서 노동자들의 소그룹 운동이 전개됐다. 1966년 인천산업선교회의 조화순 목사가 동일방직에서 6개월간 노동 체험을 하게 됐고, 동일방직 노동자들은 1972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노조 지부장을 선출했고, 1975년 제2기 여성 지부장으로 이영숙을 선출했다.

1976년 7월 민주 노조를 사수하려는 여성 노동자들하고 회사와 한편이 된 남성 직원들 사이에 심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이때 경찰은 지부장 이영숙, 총무 이총각을 연행했다. 그러자 800여 명의 노동자가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전투 경찰이 노동자들을 에워싸자 겁에 질린 여성 노동자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상의를 벗고 저항했으나, 경찰은 사정없이 폭력을 써서 이들을 연행했다. 이총각 지부장은 2020년 1월 2일 인천일보에 "당시 부상자 70여명 중 2명이 기절했다. 이순옥 조합원은 정신착란로 3개월 입원했고 이돈희 조합원은 2개월 입원 하는 등 정신적 육체적 폭거를 입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노조탄압과의 싸움은 계속 됐다.

1977년 4월에는 이총각 총무를 제3대 여성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1978년 2월 21일, 노조 대의원 선거가 예정된 이날 새벽, 회사 측 남성 노동자들이 투표하러 오는 여성 조합원들의 얼굴과 옷에 닥치는 대로 똥물을 부었다. 노조측은 사건 닷새 전날 파출소에 '보호신청'을 내놓은 상태였으나, 당일 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총각 지부장은 냉정하게 대처했다. 회사 앞 사진관에 촬영을 부탁했고 덕분에 증거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후 탄압은 더욱 심해져 1978년 4월 1일 124명이 집단 해고 됐다. 이총각 지부장은 해고 조합원들을 이끌고 작업현장 진입 농성을 시도했다가 4월 26일 구속됐다. 이후 복직투쟁을 벌이다가 수배령이 떨어져 2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1979년 11월24일 이른바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위장 결혼식 사건'에는 이총각 지부장을 따르던 동일방직 해고노동자 7~8명도 비밀리에 초대를 받고 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이지부장은 '10·26' 이후 감시가 심해져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터여서 참석할 수 없었다. YWCA 위장 결혼식은 '10.26' 이후 유신헌법에 따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최규하 당시 국무총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려 하자, 재야 민주인사들이 반대하고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였다. 동일방직 해고노동자들도 민주화에 동참하는 발걸음을 내 디딘 것이다.

 


◇ 박남수 코리아스파이서 노조위원장

박남수 전 코리아스파이서 노조위원장은 2019년 12월 14일 [메이드인 인천-갤러리토크] '노동자의 삶,굴뚝에서 핀 잿빛 꽃'에 출연해 1982년 해고후 1990년 복직할 때 까지 9년간 법적 투쟁과  후일 노동법률사무소의 상담실장을 지낸 일 등을 전했다.

본보 2019년 12월 16일자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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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위원장은 1965년께 부터 영등포, 경기 안양·군포 등에서 선반공 생활을 하다 1975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코리아스파이서㈜에 입사했다. 1981년 노조 부위원장을 맡았으나 이듬해 임금 교섭 과정에서 불합리함을 고발하다 1982년 4월13일 회사에서 해고됐다. 이후 평소 알고 지내던 김근태(인천도시산업선교회 실무간사, 1983년 민청련의장)을 통해 법적투쟁을 시작했다. 이른바 '법률 동냥'을 다니며 소장·준비서면을 준비했고 재판 진행 과정 등을 배워갔다. 그는 2년만인 1984년 변호사도 없이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받았으나 정작 현장 복귀하는 데에는 6년이 더 걸렸다. 그는 1990년 10월11일에서야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그는 회사의 부당함을 입증하는 법적투쟁 과정을 밟으면서 노동운동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3년여간 노동법률사무소의 상담실장으로 일했으며 1988년에는 노동과건강연구회 공동대표를 맡았다. 또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갈산1동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두 차례 부평구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2002년 퇴직을 앞두고 '굴포천 살리기 운동 시민모임'에 뛰어들었으며 지금까지도 지역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김신호 기자 kimsh5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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