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 승진자 없는데
총경도 3명뿐
인천경찰이 지역별 경찰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에서 제대로 물을 먹었다. 5년 전 영광이 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던 경무관 인사에선 승진자가 한 명도 없었고, 역대 처음 4명 이상 승진자 배출을 기대했던 총경 인사에선 3명이 승진하는 데 그쳤다.

1일 경찰청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찰청이 발표한 총경 승진 예정자 명단엔 권용석 강력계장과 윤주철 생활안전계장, 김경호 정보화장비기획계장 등 인천청 경정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포함해 전국 92명이 승진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도 서울 근무자들의 승진 독식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전체 승진 인원 중 경찰청(19명)과 서울청(26명) 경정이 절반가량을 차지한 탓이다.

특히 인천청 승진자 수는 다른 지방청과 비교해 봐도 눈에 띄게 적었다. 인천과 치안 수요가 비슷한 부산청과 경남청은 각각 6명과 4명을 배출했고, 치안 수요가 20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전남청에선 4명이나 이름을 올려 인천청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광주청·대구청·전북청에서도 3명씩 배출했다.

전국에서 치안정감급 지방청은 인천청과 서울청, 경기남부청, 부산청 4곳뿐이다. 인천청은 300만명이 넘는 치안 수요와 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의 내외국인 안전 등 막중한 임무가 고려돼 2014년 12월 치안감에서 치안정감급 관서로 격상된 바 있다.

이렇게 조직 규모가 커졌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선 치안정감급 지방청이 보잘것없을 정도로 무시당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인천경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청은 경무관 승진자 역시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경무관 승진 임용 예정자 22명 중 경찰청·서울청 총경은 14명이고, 나머지는 8개 지방청(경기남부청·충북청·강원청·대구청·전북청·전남청·경남청·부산청)이 나눠 가졌다.

인천의 한 경찰 간부는 "인천 치안 수요의 절반 수준인 강원도에서도 경무관 승진자가 나왔는데 인천에 승진자가 없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해마다 2~3명에 그치는 총경 승진 인사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경무관은 경찰 내 치안총감·치안정감·치안감 다음 계급으로 '경찰의 꽃'으로 불린다. 군과 비교하면 장성급에 해당한다. 총경은 경찰서장 보직을 맡을 수 있는 경무관 바로 아래 계급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