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화와 국가가 있듯 나라의 나무를 정한다면 우리는 단연 소나무이다. 소나무가 유독 우리 산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나 소나무로 조화를 이룬 산은 우리나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소나무를 귀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온 우리 겨레의 심성이 다른 나무는 천대 소나무 없는 산을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처럼 소나무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특히 설한풍에도 독야청청 푸르름을 자랑하는 기상을 모진 풍파를 이겨내는 선비의 의연함에 비겨 사랑했다. 그래서 애국가에서 조차 소나무는 읊여지고 있으며 옛 가인들은 소나무를 굳은 지조의 상징으로 다뤘다. 신흠 박인로 김수장 윤선도가 그랬다. 수양대군의 권세 앞에서도 굽히지 않던 성삼문의 절개는 사뭇 서슬이 퍼랬다.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하니/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때 독야청청 하리라.”
 우리는 원래부터 소나무를 숭상하고 신성시했다. 소나무 자체에 주력이 있다고 믿었다. 신이 내려와 소나무를 키워 집을 지어주고 성주신이 좌정 집과 가족을 지켜준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에는 더욱 존송사상이 강해서 왕가능묘에 소나무를 심었고 사가에서도 이를 따랐다. 금송령을 내려 소나무를 베는 사람을 엄벌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소나무는 8종 사촌격이라 할 잣나무는 4종인데 이들은 잎의 갯수로 가려낸다. 보통 소나무의 잎이 두개인데 비해 잣나무는 다섯개-그래서 오엽송이라고도 하며 리키다는 세개이다. 그런 소나무가 최근의 보도처럼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산야의 잡목과 섞여있기 때문인데 잎이 넓은 활엽수로 햇빛을 가려 소나무가 죽어간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시청 광장에 옮겨 심을 노송수송작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수령이 150년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노송은 현재 동춘동에 있는데 인천을 상징할만한 조경가치가 있어 시청앞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나무의 모양새나 수령을 탐내는듯 한데 그보다는 겨레의 나무임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