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한 기업인이 일갈했다. 한국의 정치는 3류도 못되는 4류, 5류의 수준이라고. 한국의 기업들이나 국민적 역량은 세계 상위권 수준으로 달려가지만 못난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한탄이었다. 누가 들어도 바른 말이었다. 당시 정치권은 3~4류답게 앙갚음과 입막음으로 대응했다. 그 답답한 현실이 25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첫째가 오랜 시간 물이 고여 있어서다. 노쇠한 1987년 체제에 기대어 낡은 정치인들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기득권만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판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올해 봄 국회의원 총선이 치러진다. 여의도 권력의 물갈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뜨겁다고 한다. 19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조사에서도 읽힌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 신인과 현직 정치인이 나온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정치 신인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현역 정치인을 찍겠다는 응답은 30%에 지나지 않았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에 앞서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 세대별 비례성도 문제다. 제20대 국회의 평균 연령은 55.5세였다. 개헌 이래 가장 늙은 국회를 구성한 것이다. 바로 앞 제19대 국회와 비교하면 60대 이상이 69명에서 86명으로 늘었다.

반면 20∼40대는 89명에서 53명으로 줄었다.
특히 2030세대는 3명으로 1%에 지나지 않았다. 세계 정치 선진권 국가들과는 정반대로 간 것이다. 유럽 등에서 30대 총리가 등장한 뉴스는 이제 놀랄만한 사건도 아닌 시대다.

다시 새해가 밝았다. 시간은 도도한 강물처럼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올해 총선에서는 우리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국가의 안위나 국민의 일상보다는 오직 자신의 정치생명을 이어가는 데만 급급한 기성 정치인이다. 유권자들의 손에 달렸다. 경기·인천에서부터 바른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을 가려 국회로 보내야 한다. 여도, 야도, 당적도 중요하지 않다.

시민들은 그들 수준에 꼭 맞는 국회의원을 가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