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사람의 이중주, 새로운 역사를 쓰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천에는 송도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었다. 섬도 아니고 소나무가 많지도 않았던 그 곳에 당당히 붙은 이름 '송(松)도(島)'.
정식 행정명으로 쓰인 것도 찰나지만 지금까지도 송도라는 이름만은 남아있다. 더 나아가 또 다른 송도가 탄생하는데 바로 송도신도시다.
두 개의 송도를 구별하기 위해 '구 송도', '신 송도'라는 표현까지 생겨났다. 과거로부터 실체가 명확하지 않던 곳이기에 인천 사람 저마다 생각하는 송도의 범위도 의미도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송도에 대한 기억과 추억 또한 각기 달랐다.
인천도시역사관과 인천일보가 인천의 송도를 둘러싼 현상들과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자 주목한 이유가 바로 이 '다양성'과 '혼재'에 있었다.
처음 송도가 만들어진 과정을 조사·취재하며 '욕망'이라는 관점으로 들여다보았다. 여기서 욕망이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한 동력이었다. 욕망을 핵심으로 놓고 보면 송도라는 지명이 탄생한 배경과 일제강점기 송도유원지 조성,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송도 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공동기획을 진행하며 없었던 섬은 욕망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섬을 채운 것은 '사람'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송도유원지에서 일했던 사람, 유원지와 함께 살아갔던 사람들을 통해서는 무수히 많은 이용객들이 찾았던 화려했던 송도유원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관광지가 아닌 주거지로 송도에서 살아간 사람들을 통해 도시의 개발이 공간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바다를 매립해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서는 도시계획에 대한 막연한 이해를 넘어 도시계획의 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송도국제도시로 새로운 꿈을 찾아 들어온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다.
송도는 특별한 사람들로 채워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우리가 스쳐지나갔던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송도의 지명에 대해 일부 결론을 정리하지 못한 지점이 있으나 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도시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며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인천이라는 도시와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에 만족하고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공간들이 변화하고 심지어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아쉬워하며 회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그들만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송도라는 이름과 그 공간은 기묘했지만, 송도를 채운 사람들의 추억은 특별했다.<끝>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인천일보·인천도시역사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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