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남정맥 관통' 검단신도시 연결도로 공사 강행 발표

인천시가 한남정맥 녹지축을 관통하는 검단신도시 연결도로 건설 공사를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검단신도시 내부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만들면서 신도시 외부 환경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가 최근 공개한 중장기 도시계획에도 인천 유일의 녹지축인 한남정맥을 가로지르는 경제·산업 개발 구상이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검단신도시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청원에 답변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답변을 통해 "외부 접근성 향상을 위한 검단~경명로 간 도로는 지난 10월 관계 부처·부서 간 협의가 완료돼 2023년 개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검단~경명로 간 도로는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인 드림로와 경명대로를 남북으로 3.6㎞를 연결한다. 고가도로와 경인아라뱃길 교량 등이 건설되는 도로 전 구간은 한남정맥을 관통한다. 계양산 자락인 꽃메산에는 터널도 뚫린다. <인천일보 12월23일자 1면>

한남정맥을 지나는 검단신도시 연결도로 계획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한남정맥 훼손이 불가피한 이 도로는 과거 시가 폐기했던 검단~장수 간 도로, 중부광역간선도로와 노선이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검단신도시 연결도로 계획에 '보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발표에선 녹지축을 훼손하는 도로를 건설하면서도 검단신도시는 '생태도시'로 만든다는 엇박자 대책이 제시됐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 저감 숲이나 바람 숲길을 조성해 검단과 서구를 지속가능한 환경 선도 생태도시로 구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시에는 도시 숲을 조성하고, 바깥으로는 녹지를 훼손하는 정책의 양면성을 보여준 셈이다.

인천 유일의 녹지축인 한남정맥은 중장기 도시계획에서도 외면되고 있다. 이달 시가 공개한 '2030 인천 도시재생전략계획'에는 인천 중심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경제·산업축 구상이 담겼다. 'S자' 형태를 띠는 한남정맥과 상당 부분 겹치는 구간이다.

조성혜(민·비례) 시의원은 "생태녹지축은 한남정맥을 충분히 포함하지도 못했고, 경제·산업축은 녹지를 자르는 형태"라며 "도시계획 밑그림에선 자연 보전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