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다미술관 '디어식물: 느슨한 연대' 전 전경. /사진제공=노기훈 사진 작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초록의 식물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소재한 소다미술관은 지난 20일부터 내년 3월29일까지 '디어식물: 느슨한 연대' 전을 진행한다.

미술관 실내와 야외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6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모두 식물을 통해 개인의 삶을 투영시키며, 식물과의 유대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전시는 불확실하고 경쟁적인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감정을 채워줄 수 있는 식물을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고 천천히 사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미영 작가는 자연에서 마주한 감각적 풍경을 물감을 바르고, 긁고, 다시 쌓아올리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표현했고, 김유정 작가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으로 회벽에 스크래치적 표현으로 프레스코화를 완성했다.

성유진 작가의 작품에는 유년시절 작가의 또 다른 자아인 어린 아이 모습을 한 의인화된 고양이가 식물이 가득 찬 화면 안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자연 작가는 종이를 말아 태우고, 겹겹이 쌓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내면의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고 상처를 치유한다.

엄아롱 작가는 버려지고 잊혀진 것들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주변에서 수집한 낡은 물건들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고, 허은경 작가는 미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낸 '보태니멀(botanimal)' 연작에서 치열하게 적응하고 살아가려는 생명 에너지를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실제 관상용 식물을 이용한 작품부터 벽면 가득 채워진 드로잉들, 버려진 재료로 만들어진 야외의 설치 작품까지, 평면적인 전시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관객은 전시를 통해 인공적인 환경으로 들어와 우리의 일상을 함께 하고 있는 식물과의 느슨한 연대가 왜 우리 삶에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은 "소다미술관은 매년 일상과 밀접한 주제로 전시를 기획, 관람객들이 예술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현대인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식물을 주제로 식물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전했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