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당동 '열 수송관 파손'
뜨거운 수증기 뿜어나와
퇴근길 차량덮쳐 소동
작년 백석역서 인명피해
땅꺼짐 4일만에 또 발생
▲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열수송관 파손 사고현장. /사진제공=독자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신축공사장 앞 도로가 꺼지는 사고가 난 지 4일 만에 덕양구에서 열 수송관이 터지는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등 고양의 땅 밑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25일 고양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6시44분쯤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왕복 4차로 도로 중앙에서 열 수송관이 파손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사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 수송관(덕양구 전용관) 파일 작업을 하다가 열 수송관을 잘못 건드려 파손된 틈새에서 온수가 쏟아졌다.

다행히 인명피해 사고는 없었다.

사고 현장은 파손된 열 수송관에서 내뿜는 수증기가 주변 도로를 덮쳐 퇴근길 차들과 뒤엉켜 한때 교통대란을 빚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섭씨 100도가 넘는 파손된 열 수송관에서 뜨거운 열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자, 시와 경찰은 차가운 살수차를 투입해 수증기 제거에 나서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일산에서 토당동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전면 통제하는 등 2차 사고 예방에 주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4일에는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하에 매설된 열 수송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당시 주변 목격자들은 지하 2m에 설치된 관이 터지면서 지반이 무너지고 물기둥이 15m 높이로 솟구쳤다고 했다. 열 수송관 사고가 1년 만에 또 발생한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 백석동 신축공사장 인근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와 관련, 이재준 고양시장은 기자회견을 하고 "앞으로 고양시에서 후진국형 사고는 더 나와선 안 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유사 사고가 또 터져 체면을 구겼다.

주민 김모(50)씨는 "지상에서는 툭하면 대형 화재가 나고, 지하는 수시로 땅 꺼짐에 뜨거운 물을 내뿜는 열 수송관 사고까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불안해서 못 살겠다. 고양시를 떠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양시는 잇따라 터지는 초대형 사고에도 교통·건축·도로 등 시설직 업무를 총괄하는 제2부시장이 7개월여째 공석인 상태에서 이춘표 제1부시장마저 26일 오전 명퇴식을 하고 떠나는 등 당분간 1·2부시장이 없는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양=김재영 기자 kjyeo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