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스멀스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말을 알아듣는 스피커, 내가 선호하는 영상을 제공하는 유튜브, 독거노인을 위한 로봇 등 부분적인 인공지능은 물론이고, 고수입이 보장되던 변호사, 의사, 증권 트레이더 등 다양한 전문직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인간은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인공지능의 종속적 관계로 전락할 확률이 높아진다.

인간을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노예들에게 종속되는 역설이 다가오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스마트 폰에 중독된 사람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내 삶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들의 자극에 함몰돼 좀비가 되어가는 듯하다.

이미 자동차를 타면 아직 그다지 똑똑하지도 않은 네비게이터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다. 네비게이터가 틀린 길을 안내해도 그것을 판단할 지혜나 용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만약 이들을 지배할 능력이 있다면 더 없이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교육이나 삶의 방식으로는 주인이 되기 어렵고 이러한 풍요를 누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주인의 삶이 아닌 기계노예들이 떠안게 될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농경사회의 삶의 방식(라이프 2.0)이 산업사회에 접어들어 속도나 규모 면에서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낡은 통념이 되었듯이 지금의 삶의 방식(라이프 4.0)도 결국 인공지능이라는 대체재가 나타나면서 수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인류는 수렵채집시대를 거쳐 농경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지식사회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근력과 감각 그리고 지적능력 마저도 대신해 줄 대체재를 꾸준히 창조해 왔다.

결국 자신이 의지로 추구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누군가가 대신해 주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모든 게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되는 사회가 될수록 자신을 잃어간다는 사실이다. 라이프 5.0의 핵심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삶의 의지가 사라지면 좀비가 된다.

지성사회는 자아실현의 의지와 욕구를 갖고 있는 자들에게는 유토피아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에게는 매우 무의미하고 힘든 세상이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프 5.0에 맞는 교육체계, 주거환경, 비즈니스 방식 등 모든 분야에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은 자아실현을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라이프 5.0을 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의 삶의 방식과는 매우 다른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라이프 5.0은 어떤 것일까. 라이프 5.0은 첨단 기계노예들의 도움을 받아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지성인의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누군가의 도구가 되기 위해 지식을 쌓고, 근력을 키우는 것은 무의미해 진다. 그것은 이제 기계노예들의 몫이다.
반면에 자신의 의지로 세상과 자신을 일치시켜 모두를 이롭게 하는 지성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라이프 5.0이다.

이때 자신의 의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타인과의 공감능력, 창조력이 요구된다. 이런 것을 갖춘 자만이 지성사회의 풍요로운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주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성사회는 워커(Worker)가 아닌 메이커(Maker)의 사회다. 자신의 의지에 의한 무엇인가를 통해 내면의 울림에 감동하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의지로 하는 일이라면 단식을 하든. 요리를 하든, 공을 가지고 놀든 상관없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물질적 풍요를 누린다 하더라도 무의미하게 될 것이며, 또한 그 일은 머지않아 쉬지도 않고 불평 한마디 없이 시키는 대로 묵묵히 일하는 엄청난 능력의 기계노예들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라이프 5.0은 사회혁신이 아니라 개인 혁명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여러분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 좀비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이 우주의 주인이 될 것인지 오롯이 여러분의 몫이다.

전하진 Siti Plan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