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월로 일정 또 연기
골든타임 상실 우려도 커져
총선으로 후보지 공모 난관

 

수도권 폐기물을 공동으로 처리하는 대체 매립지 조성 논의가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한 채 내년으로 넘어간다. 4자(인천시·경기도·서울시·환경부) 회의가 또 다시 미뤄지면서 대체 매립지 확보에 빨간불이 짙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총선이라는 변수도 있어서 후보지 공모도 서두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시는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수도권매립지 4자 회의가 일정 조율 문제로 취소됐다고 23일 밝혔다. 류제범 시 수도권매립지정책개선단장은 "환경부로부터 올해 안에는 회의를 재개하기 어렵고, 1월 중 일정을 다시 잡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기 위한 4자 회의는 올 하반기 내내 시간만 허비한 셈이 됐다. 201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한 '4자협의체 합의' 후속조치로 수도권 3개 시·도가 2년여간 진행한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은 지난 8월 끝났다. 하지만 환경부가 후보지 공모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는 3개 시·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협의는 진전이 없었다. 환경부는 지난 7월19일 이후 4자 회의를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11월7일 100여일 만에 재개된 회의에서 4자는 "2주마다 모이자"고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에 그쳤다. 이날 이후 4자 회의는 이달 3일 한 차례 추가로 열렸을 뿐이다.

대체 매립지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구용역에선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는 데 최소 7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폐기물이 처리 중인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1공구는 이르면 2024년 하반기 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4월 총선도 변수로 떠오른다. 지역마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폐기물 매립지 공모 논의는 총선 전까지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 상반기에도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채 물밑 협상만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류 단장은 "다음달 회의에서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고, 총선 전후로 시도지사를 포함한 4자 회동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