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A조 1위
AG·주니어대표 출신 연파하며 돌풍
학생시절 무명에 가까워 실업행 무산
인천대 진학후 기량 급성장 환골탈태
내년 졸업 이후 영동군청 입단 예정
▲ 김주은(왼쪽)과 전지원 감독. /사진제공=인천대학교


김주은(인천대4)이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쟁쟁한 실업팀 선수 및 고교랭킹 1위(2020년 실업팀 입단 예정) 선수까지 잇따라 물리치며 생애 처음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쾌거를 이뤘다.

김주은을 지도해 온 전지원 인천대 감독은 "무명의 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제자 주은이에게 정말 고맙다. 감독으로서 목표를 이뤘고, 진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은은 22일 충청북도 제천시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년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부터 8명씩, 2개 조로 나뉘어 22일까지 치러진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 A조 경기에서 김주은은 최종 6승1패를 기록했다.

김주은은 이 과정에서 현 고교랭킹 1위이자 내년 인삼공사(KGC) 입단 예정인 김가람을 2대 0으로 꺾었고,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전주이(화순군청), 주니어 대표 출신의 박가은(김천시청) 등 쟁쟁한 실업팀 선수들을 물리치는 파란을 연출했다.

김주은은 이번 대회에서 맞붙은 7명의 상대 중 김효민(인천국제공항)에게 유일하게 패했는데, 김효민이 최종 7차전에서 전주이에게 1대 2로 지면서 세 선수 모두 동률(6승1패)을 이뤘다.

하지만 결국 세트득실에서 앞선 김주은이 조 1위를 확정했고, 조 2위는 전주이에게 돌아갔다.

아울러 B조 1위는 심유진(인천국제공항), 2위는 김나영(삼성전기)이 차지했다.

이로써 2020도쿄올림픽 본선에 도전하는 여자 배드팀턴 대표팀 8명 중 7명이 모두 채워졌다.

세계랭킹 순서에 따라 이미 확정이 되어있던 3명(안세영, 성지현, 김가은)에 더해 이날 각조 1, 2위를 차지한 4명이 그 주인공이다.

나머지 한자리는 이 대회 각조 3위끼리 23일 5·6위전을 치러 승리하는 선수가 가져간다.

한편, 김주은이 생애 처음 대표팀에 뽑힌 것은 선수 개인은 물론 전지원 감독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김주은은 초중고 시절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고, 이에 보통 잘 나가는 선수들이 선택하는 실업팀 대신 대학에 진학했는데 이후 전지원 감독의 지도 아래 기량이 급성장해 결국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학년 때인 2017년부터 계속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섰지만 2년 연속 고배를 마신 것 때문에 이번 대회 참가를 주저했을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김주은은 전지원 감독의 격려와 설득 덕분에 마음을 바꿨고, 결국 세 번째 도전 만에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 수 있었다.

김주은은 "사실 국가대표가 된 것도 너무 좋지만, 이 대회가 끝났다는 게 더 기쁘다.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지원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를 키워 국가대표를 만드는 것이 감독으로서 가진 목표 중 하나였는데 주은이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주은은 내년 졸업과 함께 영동군청에 입단한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