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섬 위해 '배에서 보낸 500시간'

 

 

백령·대청도 100차례나 오가며 주민들 민원 청취 해결에 노력
해당화·쌀 등 브랜드 개발도 눈앞

인천 옹진군의회 홍남곤(백령·대청·사진) 의원은 올 한 해 육지와 섬을 무려 100여 차례나 오갔다.

여객선에서 보낸 시간만 500시간이 훌쩍 넘는다. 백령·대청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선 인천과 섬을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의원으로 활동하기 전에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하기 위해 앞장섰던 그는 군의원이 된 지금도 밤낮없이 분주히 뛰고 있다.

이런 그의 노력과 주민들의 염원이 모여 동인천역~삼목항을 오가는 셔틀버스 노선 변경이 검토된다.

옹진군 셔틀버스는 동인천역, 옹진군청, 삼목항 등 3곳에만 정차하는데다 하루 4차례 운행이 전부다.

주민들은 운행 증편과 노선 다양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군은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주민 수요 등을 조사하는 용역에 들어간다.


▲백령·대청을 알리는 지역 특산품 만들기에 주력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홍 의원이 공약했던 '지역 특산품 및 브랜드 개발 지원'이 하나 둘 이뤄지고 있다.

군은 해당화 특화 단지를 조성해 여성과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로 하여금 지역 특화 상품을 만들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상품화가 될 예정이다. 해당화 열매로 만든 음료와 초콜릿 등이 주 상품이다.

"내년부터는 해당화가 백령도를 알리는 대표 특산품이 될 예정입니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 만큼 더욱 뜻 깊고 정성 가득한 상품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령·대청지역 쌀 브랜드화에도 힘쓰고 있다. 섬 지역 농민들 대부분은 벼농사를 한다.

과거 섬엔 농사지을 땅은 부족한데 뱃길은 험해 육지에서 식량을 맘껏 들여오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씨를 뿌릴 수 있는 땅에는 배를 채울 수 있는 작물을 키우는 것이 당연했다.

"이전에는 밥을 먹어야 했기 때문에 낱알이 많이 나오는 벼 품종을 심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그래서 지역 농민들은 백령도만의 쌀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양보단 질을 추구하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이죠."


▲살기 좋은 섬을 만드는 게 꿈

최근 백령도로 들어오는 여객선이 항구에 접안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3시간 동안 배에 탑승한 승객들은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연안여객선 접안 사고 재발 방지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군의회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인천해양수산청에 여객선 접안을 막은 화물 바지선을 고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섬 지역 주민들에겐 여객선은 육지를 오가는 필수 교통수단입니다. 군민들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합니다. 또 육지에서 백령도로 오려면 4~5시간을 배를 타야 하는데 이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어요."

홍 의원은 남은 임기 안에 백령도에 묻혀 있는 지뢰들을 제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인천녹색연합에서 최근 백령도 해안지역을 답사한 결과 북동쪽 해안지역에 군 관련 시설들이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뢰 출입 금지'라는 빨간색 경고 문구가 붙어 있는데도 주민들은 철조망을 넘나들며 생업을 잇고 있다. "주민들이 굴이나 다시마를 채취하기 위해 지뢰 위험을 무릅쓰고 해안가로 나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지뢰는 꼭 제거돼야 합니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섬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